◎외견상 그룹서 분할 「자동차호」 이끌듯정세영 현대그룹회장이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외아들인 정몽규 자동차부사장이 회장으로 수직승진, 정세영 명예회장 부자가 현대자동차의 경영을 맡게 됐다.
외견상으로는 현대그룹의 오너인 정주영 그룹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를 그룹에서 분할, 동생(세영)에게 넘겨준 것처럼 보인다. 정세영명예회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자동차부문 명예회장직을 맡고 싶다』고 밝혔을 정도로 자동차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포니 정」으로 불릴 정도로 현대자동차를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회사로 육성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데다 9년여동안 형을 대신해 그룹을 무리없이 이끌어왔기 때문에 자동차부문은 자신에게 분할해줄 것으로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현대자동차의 지분구성을 보면 현대중공업 10.25%, 현대건설 3.76%, 현대산업개발 0.75%, 고려산업개발 0.48%등으로 그룹계열사가 15.24%를 갖고 있다. 개인주주로는 정세영 명예회장이 최대주주지만 지분이 2.94%(정몽규 회장분 0.47% 포함)밖에 안된다. 지분구성에서 보듯 정주영 그룹명예회장의 직계인 정몽구그룹회장측이 자동차부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든다면 중공업과 건설등 계열사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정세영 명예회장이 그룹발전에 기여한 공로때문에 정몽구회장측이 자동차부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외부에는 재산권다툼으로 비춰지고 내부적으로는 동정론까지 제기될 우려가 높아 쉽사리 입김을 불어넣을 수 없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정몽구회장이 그동안 갤로퍼등 극히 제한적인 차종만 생산해오던 현대정공에서 미니밴 「싼타모」를 생산하기 시작하는등 별도의 자동차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안팎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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