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공신·원로 퇴진 본격화할듯재계의 세대교체바람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비자금의 홍역을 치른 직후부터 서서히 일기 시작한 주요그룹의 경영체제 변화는 28일 현대그룹의 정몽구회장의 대권승계로 분수령을 이뤘다. 상당수 그룹들이 2세에게 경영대권을 넘겨주는 형태의 경영체제 개편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해초부터 재계의 세대교체바람은 더욱 확산되고 원로 경영인들의 동반퇴진도 또 다른 형태의 기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재계 세대교체는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이 지난 2월 그룹회장직을 장남인 구본무 현회장에게 넘겨주면서 시작됐다.
이어 김석원 쌍용그룹회장이 3월 그룹회장직을 동생인 김석준 회장에게 물려주고 정계로 진출했으며 삼미그룹의 김현철 회장도 19일 해외경영에만 주력키로 하고 동생인 김현배 부회장에게 국내 경영의 대권을 넘겼다. 코오롱그룹도 창업 2세인 이동찬 회장이 경영권을 장남인 이웅렬 부회장에게 승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밖에 아직 경영권승계 일정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한진 한라 한보그룹이 2세체제를 위한 지분정리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착실히 진행시키고 있다.
조중훈 회장이 이미 「장자승계 원칙」을 밝힌 한진그룹은 후계구도와 관련한 계열사 지분정리를 내부적으로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은 장남인 양호씨에게 대한항공 정석기업 한국항공 한국공항 대한항공여행개발등 항공부문을, 2남인 남호씨에게 한진건설 한진종합건설 한일레저개발등 건설부문을 맡기는등 그룹체제를 유지하되 2세들이 몇몇 계열사를 사실상 전담하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그러나 이날 「현행 조회장체제에 당분간 어떤 변화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는 공식 자료를 배포했다.
한보그룹도 정태수 총회장이 연초 자신이 갖고 있던 60억원상당의 주식을 아들 4형제에게 증여하면서 후계구도의 대강을 마무리한 상태다. 한보그룹의 경영대권은 정보근 부회장이 승계키로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한라그룹은 정인영 회장이 연간 200일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고 모든 회의를 직접 주관하는등 왕성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재계에는 그러나 정회장의 둘째 아들인 몽원씨가 경영권을 넘겨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그룹의 정몽구 회장체제와 함께 본격화한 재계의 세대교체는 상당기간 재계의 가장 큰 현안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창업공신과 그룹의 원로들이 총수와 동반퇴진, 원로경영인들의 움직임도 주요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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