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엄한 형식예술 연극향한 오랜동경 실현”/뛰어난 대중성 접목 소설·영화이어 붐 기대/김철리·이윤택·윤호진 연출로 관객들 손짓소설가 최인호의 작품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면서 소설과 영화에 이어 연극에서도 최인호붐이 일 것같다.
내년 5월24∼27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신작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가 오르며 김수철 이미숙 안성기 주연으로 영화화한 「고래사냥」이 뮤지컬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8월23일에서 9월5일 사이 공연된다. 또 「겨울나그네」는 영화화 10주년을 맞아 다시 곽지균감독에 의해 촬영되며 뮤지컬로도 97년 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최인호는 우륵과 궁상각치우의 절대음에 관한 희곡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내년에는 한국일보에 연재중인 「사랑의 기쁨」을 제외하고는 소설을 좀 쉬면서 머리 속에서만 맴돌던 희곡적 소재들을 작품으로 엮어 볼 생각』이라고 말해 활발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추세는 최인호의 대중성이 뮤지컬과 맞아 떨어지는 점과 함께 이제 그가 쫓기듯 써온 소설쓰기에 여유를 갖고 연극에 대한 오랜 동경을 실현하려 하는 덕분이다. 고교·대학 연극반에서 연출을 했던 그는 『연극은 준엄한 형식예술』이라고 말한다. 『막이란 곧 인생이며 지문으로 꾸밈이 가능한 소설에 비해 거짓이 존재할 수 없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동명의 소설로도 발표된 적 있는「어머니…」는 어린 소년시절엔 몰랐던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뒤늦게야 절감하게 된다는 따뜻한 시선의 가족이야기. 74년 극단 산울림에서 공연한 「가위 바위 보」 이후 21년만에 두번째로 내놓은 희곡이다. 이 작품은 내년에 서울고 개교 50주년을 맞아 동문들에 의해 공연되는데 서울고 출신인 최인호가 『(직업작가가 된 후) 처음으로 돈 안 받고 쓴』 작품이다. 김철리가 연출을 맡고 오현경 이순재 심양홍 박용식 등 전문연기자들과 아마추어연기자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여배우로는 서울고출신 조순형 의원의 부인 김금지, 오현경의 부인 윤소정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환퍼포먼스(대표 송승환)가 제작할 「고래사냥」 은 가장 대중적인 만남이다. 올해 왕성한 활동을 한 연출가 이윤택이 본격적인 뮤지컬연출에 나선다. 주인공 병태는 70년대 최인호의 상징처럼 된 「방황하는 청년」의 80년대판. 모험을 통한 자기성장은 진부할 정도로 낯익은 모티브이지만 늘 매력적인 서정이 아닐 수 없다. 영화에 삽입된 송창식 김수철의 기존 테마음악을 활용하고 가수등을 출연시켜 이제 90년대판 병태를 선보인다. 「겨울나그네」 역시 고급한 멜로물로서 극적인 구성이 탄탄하고 뮤지컬로 만들었을 때 「그림이 되는」 장면들이 있다. 에이콤 대표 윤호진의 연출로 공연될 예정이다.<김희원 기자>김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