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지신호 무시하자 난사”/검찰 5·18현장 조사 착수【광주=황상진·송두영·안경호 기자】 광주는 5·18 그날의 비통함을 억누르고 검찰의 현장조사를 주시했다. 현장에 선 검찰 수사팀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듯 시종 표정이 굳어 있었다.
검찰 수사팀이 27일 하오 양민 집단 학살사건의 현장인 광주―화순 국도변 주남마을과 송암동등 2곳을 방문했을 때 피해자들은 당시의 악몽이 새삼 떠오르는 듯 몸을 떨었다. 주남마을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홍금숙(32·당시 춘태여상1년)씨는 집단살해 현장까지 김상희 부장검사를 안내하며 당시를 증언했다.
홍씨는 『버스가 군인들의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자 도로변 야산쪽에서 군인들이 총을 난사, 승객 대부분이 숨졌고 나를 포함해 3명이 부상했다』며 『군인들은 여고생이던 나만 병원으로 보냈으며 나머지 2명을 사살했다는 얘기는 후에 전해 들었다』고 울먹였다. 수사팀은 또 주남마을 주민 박학수(78)씨로부터 부상자2명을 무참히 사살한 현장도 확인했다.
이에앞서 수사팀은 이날 상오 동구 대인동 구 공용터미널, 금남로 가톨릭센터, 전남도청등 3곳에서 당시 피해자들로부터 계엄군의 무차별 시위진압 상황을 확인했다. 구 공용터미널 앞에서 이종남(41)씨는 수사팀에게『당시 이 일대에서는 시위가 없었는데도 공용터미널에 진주한 계엄군은 행인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했다』고 증언했다.
수사팀은 또 상오에 80년 5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시민군 항쟁지도부가 머문 전남도청 3층 상황실을 찾았다. 계엄군의 총에 40여명이 희생된 곳이었다. 당시 「항쟁지도부 기획위원」으로 계엄군 도청진압 장면을 끝까지 지켜본 광주시의회 윤강옥(44)의원은 『5월27일 상오3시께 계엄군이 도청에 진입, 총을 무차별 난사했다』고 증언했다.
수사팀은 광주지검에서 「5·18학살자 재판회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 강신석 목사등 5·18관련단체 인사와 당시 전남도청 의료공무원 조삼상 광주보건환경연구원장등 10여명을 만나 증언을 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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