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런어웨이」(감독 김성수)의 과도한 폭력성이 비판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봉(30일)에 앞서 22일부터 시사회를 가진 이 영화는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지난해 문제가 됐던 영화 「해적」보다도 심각해 영화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액션스릴러물인 「런어웨이」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긴장감이 넘치는 작품. 추격장면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근래 개봉된 할리우드영화 「페어 게임」 「네트」처럼 범죄집단에 쫓기는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범인들은 우연히 살인현장을 목격한 이동희(이병헌 분)와 최미란(김은정 분)을 죽이기 위해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다.
사건을 맡은 경찰(이경영 분)이 다름아닌 범죄집단의 우두머리라는 점,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성이 없는 첨단컴퓨터 정보를 이용한 사건의 단서찾기, 주변인물의 연쇄희생, 생존을 위한 독자적 사건해결까지 모두 할리우드에서 따왔다. 범인이 세상에 대해 터무니없는 적의를 갖고 있는 것이나 사건해결 과정에 남녀가 사랑을 느끼게 되는 점까지 비슷하다.
이 영화는 총 대신 일본칼과 도끼,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를 사용해 갖가지 폭력을 노골적으로 묘사한다. 일본칼로 배를 찌르고 목을 베는 모습과 피가 사방으로 튀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손목을 자르는 장면도 그대로 나온다. 경찰서에서 폭력배들이 쇠파이프로 난동을 부리고, 몸에 석유를 뿌려 태워 죽이려는 장면등은 자칫 모방범죄로 이어질 우려까지 있다.
이같은 경향은 제작중인 「본 투 킬」 「피아노 맨」등에서도 나타날 전망이다. 폭력성을 엄격하게 규제한다는 원칙 아래 「해적」에서 문제의 장면들을 모두 2분40초에 걸쳐 삭제했던 공연윤리위원회는 27일 본심의에서 「런어웨이」에 대해 4개장면만 삭제하는데 그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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