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겨울바다 고요한 산사의 낭만/인근에 유적지 많아 가족답사여행지 적격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때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는 곳이 강화도이다. 길이 막히지 않는 시간을 이용한다면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고 갈매기떼 끼룩거리는 겨울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도 있다. 더구나 이곳은 역사의 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유적지가 산재해 있어 자녀들과 함께 하는 답사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다. 그 중에서 마니산 동쪽 화도면 사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정수사는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게 닿는, 숨어있는 명소라고 할만하다. 돌계단을 따라 오르는 산문의 나무숲이 고요한 산사로 오르는 분위기에 더없이 어울리고 절집은 아늑한 산자락에 안겨서 서해바다를 내려보고 있다.
건물은 단촐하게 대웅전과 산신각 요사채뿐이어서 조그마한 암자를 연상케한다. 보물 제161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조선초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맞배지붕에 주심포 양식을 한 간결한 모습이다. 특히 대웅전 꽃창살 무늬는 꽃병에서 연꽃과 모란꽃이 화사하게 피어오른 모습으로 조각해 마치 조선후기 민화를 보는 듯하다.
사적에 의하면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때 희정선사가 창건했다 한다. 그후 조선 세조때 무학대사 제자인 함허대사가 오랫동안 이곳에 수도하며 사찰의 면모를 일신하였는데 정수사 공양주 보살은 함허대사와 관련된 애틋한 전설 한 토막을 들려준다.
함허대사는 결혼하여 부인과 자식을 두고 출가했다. 큰스님이 되어 정수사에서 수도하고 있을 때 그 소문을 듣고 속가의 부인과 딸이 얼굴만이라도 보고싶어 찾아 왔다. 스님께선 수도에 방해가 된다고 그 청을 거절한 채 토굴속에서 나오질 않았다. 실의에 빠진 부인과 딸은 돌아가는 뱃길에서 바다에 몸을 던졌다. 정수사 앞바다의 각시바위는 바로 그 부인과 딸의 넋이 변한 것이라고 한다.
가는 길은 서울 신촌터미널에서 10분 간격으로 있는 강화행 버스를 탄다. 강화터미널에서 온수리까지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간다. 정수사는 온수리에서 택시를 이용(6,000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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