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타개책일환 개성주거공간 잇달아 선봬/동마다 정원·색다른 인테리어·동화같은 담장/텃밭·조깅코스에 노인시설까지 차별화 경쟁「창문 밖으로 푸른 정원이 내다 보이는 아파트, 디즈니랜드 같은 아파트, 주말이면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아파트…」
내년에 아파트를 살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업체들이 발등의 불인 미분양아파트 해소를 위해 개성있고 살기 좋은 아파트를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아파트 가운데 자신의 구미에 맞는 아파트를 골라 사는 이른바 「아파트 쇼핑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주)대우 건설부문은 내년초 인천 부평 청천지구에서 분양할 2,200여 가구규모의 아파트 동과 동 사이에 모양이 서로 다른 정원 12개를 꾸밀 방침이다.
시골 민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옹기정원을 비롯해 자연관찰 학습원, 향기짙은 식물들로 꾸며진 방향원, 민간요법에 사용되는 들풀을 심어 놓은 약초원, 사과나무 정원, 감나무 정원, 밤나무 정원등이다. 이 회사는 또 아파트 실내 인테리어를 한국식 프랑스식 미국식등으로 차별화하기로 하고 최근 분양한 광주첨단지구 아파트를 「프랑스식」으로 꾸몄다.
벽산건설이 최근 분양한 부산 신만덕동 「벽산·라인 훼밀리타운」도 놀이공간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디즈니랜드 성곽과 흡사한 담장이 단지를 둘러싼 「훼밀리 타운」(98년 12월 완공예정)에는 물썰매장 겸용 수영장, 5층 높이의 폭포, 장미터널등 갖가지 가족놀이시설이 들어선다.
선경건설은 9월 부산 내곡동에서 노인들을 위한 미끄럼방지시설을 갖춘 「실버 아파트」를 분양한데 이어 최근 광주 첨단지구에서 「교육아파트」를 선보였다. 교육아파트는 입주예정자가 공부방 갤러리 음악실등 공부나 취미와 관련된 방을 1개 지정하면 회사가 무료로 조명 인테리어등의 각종시설을 갖춰주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부산 양정동 3,600여 가구의 대단위 단지에 자연환경에 가까운 조경을 하기로 하고 동 사이에 옹벽을 만들고 이끼류 덩굴식물을 심었다.
또 거실 앞쪽 발코니를 곡면처리한 아파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환경개념을 도입하면서 건강시설을 갖춘 아파트들도 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분양중인 「전주 아중 현대아파트」의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물바닥면적)을 16%로 낮추고 2만2,000여평의 부지중 30%인 6,000여평에 4계절정원 조깅코스 체육시설등을 갖출 예정이다.
삼성건설은 경기 수원시 율전동 아파트에 길이 2, 너비 90㎝인 조깅코스를 설치할 예정인데 조깅코스에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의 안전을 위해 충격 흡수용 바닥재를 사용한다. 또 한신공영은 8월에 분양한 서울 상계동 아파트에 가구별로 텃밭을 제공해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아파트의 이같은 차별화 경쟁은 아파트 옵션제 확대, 분양가 자율화 조치확대등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공급자중심인 주택시장구조가 수요자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분양가가 자율화되면 높은 가격으로 분양하기 위해 「공급자」들의 품질·차별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네모 반듯한 시멘트 일색의 아파트를 짓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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