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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차모집 미달사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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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차모집 미달사태(사설)

입력
1995.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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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개 특차모집대학의 원서접수결과 43개 중하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5백67개 모집단위에서 8천3백25명이 미달했다고 한다. 모집단위별로는 1천3백48개 단위에서 5백67개단위가 미달했으니 미달률이 무려 42%에 달한다. 모집정원 3만3천3백49명에 비하면 미달률은 25%다. 23개대학의 1백64개 모집단위에서는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었다고 한다. 특차모집이 수험생들에게 이처럼 외면당한 사례는 특차모집이 재개된 3년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특차모집에서 미달사태가 났다는 것은 그리 큰 문제일 수는 없다. 특차에서 뽑으려고 할애했던 입학정원을 정기모집에서 뽑으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쉬운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차전형이란 수험생들에게는 대학입학지원기회를 확대해 주자는데 그 뜻이 있는 것이고 대학측에는 보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데 있는 것이다. 수험생과 대학 모두에게 좋은 이 제도가 수험생에게 괄시받게 돼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쉽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특차전형제가 수험생들에게 외면당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고 이번 입시에서 유독 미달사태가 심한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첫째는 이번 수학능력시험성적의 전반적인 하락 때문에 특차전형에 응모할 수험생의 절대숫자가 줄었다는 것을 꼽아야 할 것이다. 작년에만도 1만3천명이상됐던 수능성적 1백60점이상대가 6천명 조금 넘을 정도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 숫자라면 서울대를 응시해도 합격이 무난할 판에 구태여 특차전형을 응시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된다. 고득점층중 서울대 합격에 자신이 없는 층이 대폭 감소돼 특차지원자폭이 얇아진 것이다.

둘째 원인은 대학들의 특차전형기준이 터무니없이 우수학생유치에만 초점을 맞춰 수능성적 상위등급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대학측의 현실인식부족을 탓하게 되는 이유다. 올해처럼 수능성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수능우수성적자들이 상·중위권 대학의 비인기학과에까지 특차응시를 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 때문에 상위권대학의 인기학과는 눈치싸움을 하며 서로 응모해 경쟁률이 2∼3대 1까지 치솟으면서도 중위권대학과 지방대학은 미달사태를 맞게 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특차모집이 정착돼 실효를 거두려면 수능성적우수자유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특별한 자질과 개성을 갖춘 학생을 시험없이 특별선발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대학의 개선노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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