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서방침탈 맞서 과격투쟁 발전회교원리주의는 흔히 폭력과 테러, 반서방투쟁의 동의어로 쓰이거나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같은 단순논리는 극한적 투쟁의 이면에 감춰진 질곡의 역사와 이를 타파하려는 회교권의 몸부림을 간과한 위험한 발상이다.
회교원리주의는 회교권의 분열과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회교공동체(움마)를 실현하자는 18세기의 개혁운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회교교리에 충실한 회교국가 수립을 지향하는 원리주의가 사상운동에서 혁명적 행동주의로 발전하게 된 것은 19세기 서방 제국주의의 침탈이 본격화하면서부터다.
1928년 이집트에서 창설된 「무슬림형제단운동」은 이같은 혁명적 행동주의의 선구자였다. 최근 기세를 떨치고 있는 알제리의 회교구국전선(FIS)이나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지하드등이 모두 여기에서 뻗어져 나온 조직들이다. 이들은 회교국가들이 경제적 낙후성과 정치적 압제를 벗어나지 못한채 분열된 원인을 서방제국주의와 이들과 결탁한 독재및 왕정세력들에서 찾으면서 극단적 반서방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79년 이란의 회교혁명과 아프가니스탄의 대소항쟁은 현대적 의미의 원리주의가 발흥하는 기폭제가 됐다.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란혁명은 친미 팔레비 왕정을 축출하고 회교 교리에 기초한 신정국가를 구축, 원리주의를 전파하는 혁명기지 역할을 했다. 아프간 전쟁은 회교권의 결집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회교원리주의는 「반동적 복고주의」와 「회교의 르네상스」란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신정일치를 주창한다는 면에서 반동적이며, 전통적 공동체 사상을 기반으로 사회적 모순을 혁파하려 한다는 점에서 진보적이란 의미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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