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정·부작용 등 현실 제약/일단 소개편틀속 영입폭 확대/정치쇄신명분 표연결여부 관심… 김 대통령 결단에여권이 내밀하게 추진하고있는 이른바 「개혁대연합」의 실체는 무엇인가. 여권 핵심부가 「개혁세력의 결집」에 무게를 싣는 기미를 보이자, 정치권은 궁극적인 지향점에 예민한 시선을 보내고있다. 특히 여권이 최근들어 재야·노동계, 전문가그룹, 명망가들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정치권은 개혁대연합론을 더이상 공론으로 치부하지않는 분위기다.
여권에서 논의되는 개혁대연합론은 크게 대개편론과 소개편론으로 나뉜다. 대개편론은 기성정치권과 재야의 모든 개혁세력이 통합, 집권당을 개혁정당으로 재구성하자는 논리로 총선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있다. 반면 소개편론은 촉박한 선거일정, 인위적 개편의 반작용등 현실성을 고려한 방안으로 개혁적 인사들을 대거 영입, 실질적으로 신한국당을 변모시키자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소개편론이 우세하다. 여권 핵심인사들도 『너무 조급하게도, 너무 크게도 보지말라』며 일단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총선전에 정계개편은 없다』고 잘라말하지도 않는다. 민주계의 한 핵심인사는 『전체적인 그림은 김영삼 대통령이 결정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여운을 남기고있다.
여권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정치구도만을 보면, 대개편은 녹록하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우선 여권이 내심 통합대상으로 여기는 민주당이 대개편론의 장단에 발을 맞추려하지 않고있다. 「김원기·장을병대표―이기택고문」의 3두체제인 민주당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있어 일치된 대열을 형성하기가 쉽지않다. 또 민주당내에는 『신한국당은 개혁세력의 본류가 아니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소개편론이 다수설로 자리잡는 이유도 이같은 현실적인 한계때문이다. 소개편은 대신 총선전에 사실상 정계개편의 효과를 거둘수 있도록 개혁적 인사의 영입폭을 대폭 넓히자는 것이다. 사실 여권은 개편의 방법보다 내용에 더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개혁대연합의 성패는 국민들의 평가에 달려있다. 신한국당이 영입한 인물들을 국민이 외면하면 별무소득』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여권은 일단 참신한 인사들의 영입에 승부수를 던져 개혁대연합론의 명분을 확보하고 총선 구도를 「개혁 대 반개혁」으로 몰아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지역할거구도로 총선이 치러질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며 역으로 「개혁 대 반개혁」 구도하에서는 서울·수도권에서도 한판 승부를 벌일수 있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여권은 이를 위해서 기존 정치판을 「개혁대상」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맥락에서 정치권 사정설이 제기되고있는 것이다. 여권이 기존 정치권과 연결고리가 없는 인사들을 영입1순위로 정하고있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문제는 개혁대연합의 방식이 표를 얻어낼 수 있느냐이다. 두 전직대통령이 구속되는 흐름속에 정치판을 쇄신하자는 명분만 보면 개혁대연합은 더할 나위없는 슬로건이지만 국민들이 그 주체를 신한국당으로 인정해줄지, 또 명분이 곧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래서 『여당이 사활을 건 일대도박을 벌이고있다』는 얘기가 나오고있는 것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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