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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꼭 장가들이려 했는데…/유골로 돌아온 우성호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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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꼭 장가들이려 했는데…/유골로 돌아온 우성호 3인

입력
199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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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장·항해사 유족들 한맺힌 절규/선박회사 부도로 보상대책도 막막말없는 송환이었다. 환한 모습으로 인천항을 떠났던 「86 우성호」선원중 3명은 26일 하얀 재가 되어 7개월만에 돌아왔다. 판문점을 휩싸고 도는 12월의 겨울바람처럼 그들은 아무말없이 오열하는 가족들의 품에 안겼다.

피랍당시 총격으로 사망한 갑판장 심재경(35)씨와 항해사 신흥광(37)씨, 북한 억류중 결핵과 만성위염 영양실조등의 합병증으로 병사한 이일룡(59)씨. 이들의 유해를 받아든 유족들은 눈물도 말랐다.

여수가 고향인 심씨는 77년과 84년 잇따라 부모를 여의어 이날 큰누나 일심(53)씨등 형제들만 유족으로 나왔다. 국교 졸업후 철공소에서 일하다 배를 탄지 10년이 조금 넘은 심씨는 생활이 나아질 때까지 장가를 미뤄온 야무진 청년이었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신씨 역시 아직 미혼이었다. 아버지 신삼률(66)씨는 『배타는 일이 너무 외로워 이번에 돌아오면 장가도 들고 육지에서 일거리를 찾겠다고 했는데…』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86우성호 선원중 가장 연장자였던 이씨는 선원들 사이에서 「잔정많은 맏형」으로 통했다. 이씨의 출가한 딸 학숙(34)씨는 『내년이면 환갑이신데도 젊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누구 못지않게 건강하셨다』며 병사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망연자실했다.

말없이 돌아온 이들 3인에게는 하지만 아무런 보상대책도 없다.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정확한 나포경위가 밝혀지면 책임소재와 보상주체가 드러나겠지만 아직은 막막한 상황이다. 더구나 86우성호의 선박회사인 우성수산이 지난 7월 이미 부도를 내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상태여서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7개월간의 오랜 기다림끝에 이제야 유골함을 받아든 유족들은 『저 세상에서라도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피랍경위가 확실히 규명되고 책임소재가 가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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