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 피격후 부쩍 쇠약… 해외순방 활발불구 친구 못해해외 순방을 가장 많이 한 「순례자 교황」요한 바오로 2세(75)가 재임 17년만에 처음으로 성탄절 아침의 성 베드로 성당 미사를 집전하지 못해 「교황 유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황청은 교황이 감기에 걸렸을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는 25일 정오 성 베드로 성당 광장의 군중에게 행하는 성탄 메시지 낭독도 도중에 20여분동안 중단했다가 다시 나와 겨우 마쳤다. 교황이 성탄절 아침 미사에 불참하기는 지난 78년 즉위이후 처음 이고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가 아닌 자신의 아파트 발코니에서 성탄 메시지를 전한 것도 전례없는 일이다.
교황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는 증거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난 81년 터키의 극우 청년으로부터 복부에 2발의 총탄을 맞고 기사회생한 뒤 부쩍 쇠약해진 교황은 92년에는 종양제거 수술을 받았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욕실에서 넘어져 엉덩이뼈 수술을 받고 한동안 지팡이 신세를 지기도 했다. 교황은 최근 해외방문국에 첫 발을 디딜 때 땅에 입을 맞추는 친구도 하지 못하고 흙을 담은 병에 입을 맞출 정도로 기력이 쇠한 상태다. 피격 뒤부터 왼손떨림 증세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교황은 지난해 오른쪽 어깨가 탈골되는 등 노구를 부지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교황은 올해에도 아프리카등 5대륙을 방문, 역대 교황중 최초로 여정 100만를 돌파했다. 교황청도 교황의 건강이 75세 노인으로서는 양호한 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청 주변에서는 교황의 유고에 대한 준비가 진행중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이번 성탄절 사건으로 교황의 건강을 둘러싼 각종 추측은 더욱 무성해질 전망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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