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주도세력 개혁그룹으로 재편 추진/민주당·노동계·전문인 등과 두루 접촉/새해 정치판 대지진 가능성 여권내에 「개혁대연합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정치권내의 개혁세력이 대대적으로 연합, 한 정파를 이뤄 정치판을 쇄신하자는 논리이며 바로 「총선전 새판짜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논의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여권이 이를 본격 추진한다면 새해 정치판은 그야말로 대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개혁대연합론은 구체적으로 양심적 재야세력, 개혁성향의 명망가, 능력있고 청렴한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 집권당을 개혁정당으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그룹은 청와대내의 일부 참모들, 민주계 소장파, 여권내 6·3세대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최근 민주당의 중심인사들을 비롯, 재야 노동계 관료출신및 명망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이들의 접촉이 개별적인 영입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정계개편의 「그랜드디자인」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여권 핵심부가 개혁세력들로 신한국당의 주축을 형성하려한다는 점이다. 신한국당이 최근 영입키로 했거나 영입교섭을 벌이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여권 핵심부의 의중이 「개혁」쪽으로 기울어 있음을 알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학생회장이었던 심재철 문화방송기자, 노동운동의 대부격인 이태복씨, 박철언 전의원의 수사검사였던 홍준표 변호사, 최렬 환경운동연합대표등이 「영입 1순위」로 부각돼 있다. 아울러 지명도가 높고 비교적 덕망있는 명망가로 인식되고 있는 이홍구 이회창 전총리등도 여권의 영입리스트에 올라있다.
이처럼 정치쇄신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는 개혁대연합론은 내면적으로는 내년 총선의 승리라는 정치현실을 심각히 고려한 것으로 볼수 있다. 특히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으로 TK(대구·경북)지역이 여권 지지기반에서 사실상 떨어져나간 이후에는 이 주장은 더욱 그럴듯해지고 있다. 여권으로서는 TK지역에서의 득표가 어렵다면 승부를 걸 지역은 서울·수도권만이 남게 되며 이곳에서 30%의 고정표를 갖고 있는 국민회의를 압도하기 위해서는 젊은층과 개혁성향의 표를 가능한한 모두 모아야한다는 논리다. 「신한국당―국민회의―민주당―자민련」의 4당구도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보다는 민주당과 통합, 3당구도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여당의 승리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1여다야가 여당에 유리하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엎는 것인데다 현실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여권내부에도 이론이 있다. 그래서 「신한국당―민주당통합」이라는 「대개편」보다는 개혁인사 명망가의 개별적인 영입으로 여당의 면모를 쇄신하는 「소개편」을 추진하자는 현실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누차 『정치판을 새로 짜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여권의 최종선택은 그 어느쪽에도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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