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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옴진리교주 아사하라 쇼코(‘95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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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옴진리교주 아사하라 쇼코(‘95 인물)

입력
199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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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독가스 살포 일인들 공포로 몰아/종말론주장 신도현혹… “화학무기로 정부대항” 망상도 금년 일본에서는 세계를 놀라게 한 두가지 사건이 있었다. 1월 17일에 일어난 간사이(관서)대지진과 3월 20일에 발생한 도쿄(동경)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사건이다. AP통신은 두 사건을 「금년의 10대뉴스」로 선정하면서 지하철 독가스테러를 4위에, 간사이대지진을 5위에 랭크시켰다.

 일본국민들도 6,000여명이 사망한 간사이지진보다 인명피해가 훨씬 덜한 사린테러사건(사망 12명, 중경상 5,500여명)을 더 충격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이 사건은 경시청장관 저격사건, 요코하마(횡빈) 독가스사건, 신주쿠(신숙) 청산가스사건등 전후 최대급의 대형사건으로 이어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잘된 국가」라는 일본의 「안전신화」를 붕괴시켰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주범은 옴진리교의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 ·40). 그는 옴진리교에 비판적인 인물들에게 테러를 가하고 교단에서 탈퇴하려는 신자들을 납치, 살해한 뒤 흔적도 없이 사체를 처리하는 등 악질적인 범죄를 자행하다 경찰의 손길이 뻗쳐오자 공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독극물 사린에 의한 무차별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사하라는 『97년에 아마겟돈(인류최후의 전쟁)이 일어난다. 옴진리교가 대파국에서 인류의 4분의 1을 구제한다』는 종말론으로 신도들의 이성을 마비시켜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들었다. 그는 신도들에겐 초능력을 가진 성자를 가장했지만 천년왕국을 꿈꾸며 독가스, 화학무기를 개발하고 핵무기와 레이저무기까지 손에 넣어 일본정부와 싸우려했던 과대망상가였다.

 그의 속물근성은 체포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이 아사하라의 잠복처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교단간부들이 아사하라가 좋아하는 멜론을 옴진리교의 본거지인 가미쿠이시키(상구일색)촌의 집단시설 「제6 사티안(산스크리트어로 진리의 창)」에 자주 사 가져 갔기때문이다. 또 그는 체포될 때 현찰 960만엔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체포직후 경찰의 조사를 받을 때 『눈이 보이지 않는 내가 어떻게 그런 지시를 할 수 있겠느냐』고 잡아뗐다.

 그는 자신의 신변에 대해서만 걱정할뿐 그의 지시를 따르다가 체포된 제자와 일반신자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게다가 하루 한끼밖에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온 아사하라는 경시청에서 조사받을 때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점심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느냐』고 자주 물어 조사관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아사하라는 여자들에게도 관심이 많았다. 누드사진으로 명성을 날린 여배우 미야자와 리에를 『전생의 내마누라』라고 주장했고 옴진리교의 비리를 폭로해 온 에가와 쇼코(강천소자)에 대해서는 『내세에는 강아지로 환생할것』이라고 저주했다.

 5월 16일 체포된 후 도쿄 구치소에 7개월여 수감된채 약물단속법위반 살인미수 살인예비등 혐의가 하나씩 추가되고 있는 아사하라는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 분명하다.<도쿄=이재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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