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에 매일 학과내용 정리 과제물 등 해결 『컴퓨터가 아니었으면 많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선천성 뇌성마비로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박지효(15·장안중 3년·사진)군은 컴퓨터의 도움으로 중학교과정을 무사히 끝내가는 감회를 이렇게 말했다.
93년 연세재활학교에서 국민학교 과정을 마친 박군은 일반 중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아침 저녁 박군을 업고 등하교시켜주고 점심시간에 밥을 떠먹여주는 어머니 백정신(48)씨의 정성도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과제물을 해결해 줄 수는 없었다. 궁리를 거듭한 끝에 백씨는 아들에게 PC를 사주었다.
『처음 컴퓨터 앞에 앉아 좋아하던 지효의 얼굴이 생생합니다』 백씨는 아들이 어려움을 딛고 보통 아이들과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컴퓨터 덕분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박군은 컴퓨터 앞에서 그날 배운 학과내용을 정리하고 숙제를 한다. 일기 쓰기도 좀처럼 거르지 않는다. 한 손으로는 고개를 받쳐야 하기 때문에 한 손으로 서투르게 키보드를 사용하지만 오자 하나 없이 자신의 생각을 모니터에 표현한다.
박군은 요즘 마음이 들떠 있다. 곧 「말하는 기계」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우경복지재단에서 박군을 위해 대체언어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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