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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5.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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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은 불행이 바뀌어 복이 된다는 뜻이다. 색옹지마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우연」이 행·불행을 뒤바꿔 놓을 수도 있지만 노력이 있으면 가능할수도 있다는 뜻이 내재되어 있다. 올해도 1주일을 남겨놓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깊은 회한에 잠길 때다. 또 이때가 되면 각 종교지도자가 메시지를 띄운다.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은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빛나는 미래를 향해 새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개신교 역시 「민주화개혁과 과거청산작업이 장벽에 부딪쳐 있다」면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업이라 강조했다. ◆불교조계종 월하종정은 「올해가 긴 안목으로 역사를 보는 지혜를 갖도록 한 해였다」고 회고한뒤 각자의 가일층 노력과 정진을 당부했다. 표현은 각각 다르지만 인간의 중요 덕목을 강조했던 예년과는 달리 「오늘의 문제」와 「현실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같이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또 그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늘을 겸손한 마음으로 볼 것」(천주교) 「모두가 역사앞에 철저히 회개할 것」(개신교) 「아집과 편견, 독선과 배타심을 버릴 것」(조계종)을 호소하기도 했다. 「올해는 기억속에서 지우고 싶은 해였다」는 종정의 법어에서 사상유례 없던 사건·사고의 해였음이 상기되기도 한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들떠 광란하거나 마시며 떠들고 방황해서는 안될 일이다. 조용히 오늘의 중요성과 역사성을 되새기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그래야만 오늘의 불행이 복으로 바뀔 수 있다. 「인간은 과거를 그리워하며 미래를 동경할 뿐 오늘을 바로 보지 않으려 한다」는건 현실 도피에 빠지기 쉬운 우리 모두의 속성을 지적한 셰익스피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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