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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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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40평짜리 중대형 아파트도 할부로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정부가 주택할부금융회사의 설립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재정경제원은 할부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이 내년 1월1일부터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현재 내인가 상태에 있는 34개 할부금융사에 대해 연내에 모두 본인가를 내주기로 했다고 한다. ◆내년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할부금융사는 일반할부금융사와 주택할부금융사, 기계할부금융사등이 있는데 주택할부금융사는 12개가 설립될 예정이다. 정부는 할부로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의 범위를 전용면적 1백㎡(33평)이내로 정해 분양면적 기준 40평짜리 중대형 아파트도 할부로 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월부로 집을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꿈 같은 소리다. 무주택 서민들에게 목돈 없이 집을 살 수 있도록 할부금융 제도를 마련해 주는 것은 선진국 수준의 복지고 혜택이다. 그러나 주택할부제의 도입이 우리 무주택 서민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재경원은 할부금융사가 소비자에게 빌려주는 할부자금의 대출연한과 금리 등을 각 사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했는데 주택의 경우 할부연한은 1∼3년, 금리는 연13∼14%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일반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주택금융과 별로 다를게 없다. 말만 할부고 실제는 주택금융의 일종인 것이다. ◆이제는 말뿐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장기 주택 할부금융제도를 도입할 때도 됐고 그럴 만한 여건도 갖추어졌는데 정부가 이런 문제에 왜 성의를 보이지 못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할부금융제도를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무주택 서민등) 입장에서 다시 한번 검토해서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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