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은 참신한 구상이 첫째”/체계적서술·논리전개 더불어/개성적관점·독창적표현 부각/글쓰기전 주제·개요 미리작성/맞춤법준수 장기적 훈련필요21일 96학년도 수능성적이 발표됨에 따라 수험생들은 이제 본격적인 대입전쟁을 치르게 됐다. 입시전문기관에 의하면 상위권 수험생들의 수능성적은 전년도에 비해 10점가량 하락, 본고사가 합격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많다. 본고사 과목 가운데 논술이 이번 대입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일보 「논술고사의 실제」 강평을 담당하는 고려대 장효현 교수의 도움말로 좋은 논술문 작성요령및 유의사항등을 알아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
논술고사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종합적인 사고능력과 표현능력을 측정하는데 있다. 논술문을 작성함에 있어 「체계적인 서술과 논리적 전개」는 당연히 요구되는 것이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참신한 구상이다. 글쓴 이의 개성과 관점이 드러나지 않는 진부하고 평이한 내용은 결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글쓴 이의 뚜렷한 개성과 관점은 진부하지 않는 신선한 사례의 제시나 독창적인 표현을 통해 드러난다. 이 점이 논술고사가 측정하려는 주요한 측면이다.
논술고사의 유형은 단독과제형이나 자료제시형의 두가지로 대별된다. 단독과제형은 주어진 포괄적 과제에 입각해 글쓴 이의 생각을 비교적 자유롭게 펼치도록 하는 것이다. 글쓴 이의 사고의 폭과 깊이를 측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한편 자료제시형은 한정된 대상과 범위를 정해줌으로써 글쓴이가 제한된 과제에 얼마나 적절하게 부응하는지,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펼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이 양자는 모두 나름의 특장을 갖고있다.
그동안 학생들의 논술을 강평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표현능력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서론 본론 결론의 단계적 구성이 잘 이뤄져 있는 편이다. 본론에서의 논리전개도 대체로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맞춤범과 띄어쓰기, 원고지 사용법등 「기본」이 잘못되어 있는 사례가 많았으며, 문맥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눈에 많이 띄었다. 주어진 논제에 부합하지 않는 논술문도 상당수였다. 예시문에 제시된 내용을 중복해서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데, 거의 그대로 사용하거나 표현을 조금 달리해 서술을 반복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예시문의 내용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되 글쓴 이 나름대로 자신의 견해를 독창적으로 정리, 명료한 표현을 통해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도록 유념해야 한다.
논술 작성시 주제문과 아우트라인(개요)을 먼저 작성한 뒤 글을 써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제문과 아우트라인은 마치 건축의 설계도면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좋은 논술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사전작업이 충실하게 선행돼야 한다. 응모작 가운데 문장과 단락개념이 불분명한 것이 이따금 보이는데, 주제문과 아우트라인을 작성하면 체계적인 사고가 가능해 이같은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97학년도부터 본고사가 폐지되면 논술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결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논술의 출제방식이 상당히 다양화하고, 고난도의 문제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문학논술과 교과논술로 대별할 수 있겠다.
문학작품의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정서적 언어적 능력을 조리있게 서술하는 부분과, 각 학과의 교과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토대로 지적 능력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부분의 2대영역으로 나뉠 것이다. 문학논술이 모든 학과에 공통되는 것이라면 교과논술은 법학 경제학 컴퓨터공학 생물학등 각 학과의 기본 교과내용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논술대비는 결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 암기과목은 물론 영어 수학에 비해 국어(논술)는 쉽사리 능력향상을 꾀하기 어렵다. 오랜기간의 다면적 언어능력에 대한 수련과 함양에 기초해야 한다. 기본 언어능력이라는 것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네가지인데, 이 부분에 대한 능력함양은 곧 개인의 성장과정과도 결부되어 있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글을 충분히 섭렵하여 읽고 숙고하고 함께 토론하고 글을 짓는 수련과정을 오랜기간 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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