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학년도부터 적용하게 될 새대학입시제도는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이 많다. 대학별본고사를 폐지하고 수학능력시험성적과 고교종합생활기록부를 기본전형도구로 삼아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발하게 한 것과 2백문항 2백점만점의 수학능력시험 출제를 2백30문항 4백점만점으로 늘리고 주관식문제를 내기로 한 것등이 그렇다.특히 학년초에 단 한번 뽑도록 돼있는 신입생 선발시기를 학기초에 모집할 수 있는 수시입학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가히 획기적인 변화라 할 만하다. 개혁방향의 초점을 대학의 선발자율권확대와 입시위주의 고교교육을 정상화시키는데 뒀다는 것도 평가할 만하다.
그래서 우리는 새대학입시제도에 일단은 기대를 걸어보게 되지만 이처럼 획기적인 입시제도가 부작용 없이 정착하려면 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필요충분조건이 된다는 차원에서 우려도 하게 되는 것이다.
수학능력시험을 11월중에 단 한번 치면서 수시입학제를 도입한 것은 재수생에게는 입학의 기회와 문호를 넓혀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해마다 30만명이상 누증되는 재수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데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고교졸업예정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수시입학제가 실효를 거두자면 수학능력시험을 1년에 최소한 3∼4회 늘려 졸업예정자도 수시입학을 위한 수능시험을 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생각 못한 것은 교육부의 단견때문일 것이다. 수학능력시험을 여러번 칠 수 있도록 문제은행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국·영·수 위주의 대학 본고사를 폐지하고 논술고사만 허용키로 한 것은 서울대등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지만 그래도 잘 한 일이라고 할 만하다. 대학별고사가 부활된 후 대학들이 국·영·수 등 도구 과목만을 본고사과목으로 선정하고 까다로운 문제위주의 출제를 해 고교에 본고사 과외열을 부추겨 온 역기능 때문이다.
대학본고사가 폐지됐다고 해도 대학들이 학생을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도구와 시기와 방법은 다양하게 열어 놓은 게 새대학입시의 가장 큰 특징이다. 문제는 각 대학들이 어느 정도 자율성과 독창성을 발휘해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선발하느냐는데 있다. 다른 대학의 눈치나 보며 다양하게 열린 선발기능을 악용해 부정입학이나 시키는 지난날의 악습을 되풀이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일선고교들도 대학입학생을 많이 내는게 자랑이 못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입시위주교육에서 탈피해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교육에 전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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