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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파업 한파에 시달려도 성탄절·연말은 즐거워(지금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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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파업 한파에 시달려도 성탄절·연말은 즐거워(지금 이곳은)

입력
1995.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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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샹젤리제거리 다시 화려한 불빛/손님줄어 안달하던 백화점도 활기 찾아한달 가까이 계속된 공공부문의 파업과 시위의 끝물에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앞둔 파리는 다시 유혹적인 자태를 발하고 있다. 대중교통수단을 완전히 잠재웠던 파업의 불길은 실크 란제리같은 요염한 에펠탑의 야광과 샹젤리제 거리의 현란한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불빛으로 바뀌었다.

지하철 시내버스 고속철도 열차등 대중교통편은 아직도 상당부분 멈춰 서 있다. 신문 방송등 매스컴에서도 여전히 파업관련 보도가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파업의 경제적 손실등 파급 결과가 주요 메뉴로 다뤄지고 정치권에서는 이번 파업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파업은 더 이상 대수로운 관심사가 아니다. 대중들로서는 이번주초부터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2주일씩 가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어떻게 잘 보내느냐가 목전의 고민거리다.

한동안 손님이 줄어 안달했던 갤러리 라파예트, 프랭탕등 백화점은 다시 발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북적거리고 있다. 프랑스 가족협회가 파업이 한창 끓어 오르던 일주일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프랑스 소비자중 64%는 파업에 상관없이 성탄절 휴가와 축제를 예년과 다름없이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과 비즈니스맨들도 다시 파리를 찾아 오고 있다.

국가적 대란이 일어난 것 같았던 10년만의 공공부문 전면파업기간에도 파리의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큰 동요가 없었다.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에 쏟아져 나와 도로가 막히고 지하철이 전혀 다니지 않아도 움직일 수 있는 분야와 돌아갈 수 있는 기계는 변함없이 가동됐다. 많은 시민들이 공공부문의 파업을 지지하면서도 이에 충동편승하는 무정견한 동조시위나 파업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자가용이 없는 시민들은 오히려 즐겁다는듯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다.

그래서인지 파리의 복원력은 경이로우리 만큼 강하다. 파업상태가 아직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파리는 세계 제1의 관광 쇼핑 예술의 도시로 되돌아왔다.<파리=송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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