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국이었던 서독은 1947년 정부수립과 함께 정부에 전독일부를, 54년에는 관민합동의 통일촉진위원회를 각각 설치, 가동하여 90년 통일을 대과없이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정부기구중 국토통일원(나중 「통일원」으로 바뀜)처럼 행적이 기구했던 부처도 드물다. 당초 통일원의 설치는 통일문제를 금기시하던 64년 국회에서 변종봉 의원 등이 국토통일연구소설치안을 제안한 데서 시작, 그후 국회통일특위가 백서에서 통일연구기구설치를 제기했다. ◆우여곡절끝에 68년7월 통일원설치를 위한 정부조직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으나 예산과 장관인선으로 69년 3월1일에야 발족됐다. 당초 장관에는 이북 또는 군출신안이 나왔다가 원로를 앉혀야 한다는 중론에 따라 곽상훈 전민의원의장·백낙준 전참의원의장이 추대됐으나 고사하여 결국 신태환 전서울대총장이 임명됐다. ◆창설후 26년간 거쳐간 장관은 15대에다 90년부터는 부총리로 격상되어 나웅배 전부총리까지 22명으로 평균 1년2개월 재임한 셈이다. 그나마 김영삼 정부출범후에는 2년10개월간 한완상 이영덕 이홍구 김덕 나웅배씨에 이어 이번 임명된 권오기 부총리까지 자그마치 6명이나 되며 나씨까지의 평균재임기간은 7개월정도다. 5∼10년씩 재임했던 서독의 전독일부장관과는 너무나 대비가 된다. ◆더구나 역대장관들의 통일정책은 「햇볕론」 「대북강경론」 「온건합리론」 「강경론」 「원칙에 입각한 현실론」등으로 저마다 달라 국민을 혼란케 한 것은 잘 알려진대로다. 신임 권부총리는 「대북복안론」과 「세계화에 어울리는 통일론」을 제기했는데 과연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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