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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레스 클레이본/패륜·살인의 기억에 쫓긴 모녀 그려(시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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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레스 클레이본/패륜·살인의 기억에 쫓긴 모녀 그려(시사실)

입력
1995.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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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억이나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것이 가족해체까지 몰고올 정도로 끔찍하고 깊었다면 말할 나위도 없다. 「사관과 신사」「어게인스트」의 테일러 핵포드감독이 만든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끔찍한 상처의 되새김과 치유를 다룬 영화이다.두 여자인 어머니 돌로레스(캐시 베이츠 분)와 딸 셀리나(제니퍼 제이슨 리 분)에게 상처를 남긴 사람은 남자이자 아버지였다. 주정뱅이인 그는 돌로레스가 인정머리 없는 베라(주디 파피트 분)의 저택에서 하인처럼 일해 모은 딸의 학비를 가로챈다. 그것도 모자라 열세살 난 딸 셀리나를 성추행하는 패륜을 저지르자 참다못한 돌로레스는 개기일식의 어둠 속에서 그를 우물에 빠뜨려 죽게 만든다.

잊은 척 했을 뿐, 결코 잊혀지지 않는 이 18년전의 사건이 베라의 죽음을 계기로 두사람 앞에 다시 나타난다. 돌로레스에게는 딸의 약병, 포도주, 그를 감옥에 보내지 못해 안달인 형사 매키가 기억을 되살려 주는 파편들이다. 그 기억들을 확인하면서 두 사람은 어머니에 대한 딸의, 딸에 대한 어머니의 소중한 사랑을 깨닫는다.

영화는 돌로레스에게 어떤 죄의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불행한 사고가 불행한 여인에게는 유일한 구원』이고 『때론 악녀가 되는 것이 생존을 위한 최후 수단』이라고 말한다. 절망적 상황과 결부된 인물들의 심리구조와 행위가 섬뜩할 정도로 강렬하다. 「미저리」의 성격파 배우 캐시 베이츠의 힘이다.

원작자 스티븐 킹은 셀리나의 아버지, 형사 매키, 셀리나가 근무하는 잡지사의 편집장, 은행장등 하나같이 비열하고 폭압적인 남자들을 등장시키고 여기에 『세상은 남성천국』이란 베라의 말을 첨가시켜 남성중심 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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