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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간 남자와 사랑” 다이애나 영 왕세자비(’95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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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간 남자와 사랑” 다이애나 영 왕세자비(’95 인물)

입력
1995.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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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흠모했고 사랑에 빠졌었어요”/남편 배신 고통·부정고백/전세계인 동정·경악 함께『당신은 부정을 저질렀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를 흠모했고 그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 짤막한 대화 한마디는 올해 전세계인들을 가장 놀라게 한 말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달 BBC방송과의 이례적 TV인터뷰에서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자신의 승마강사였던 제임스 휴이트와의 간통사실을 솔직히 시인하는 충격적 장면이다. 이 모습은 영국은 물론 세계 111개국에 방영돼 최소한 2억명 이상이 시청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동정론이 우세했다.

81년 동화속의 신데렐라와 같은 모습으로 찰스왕세자와 결혼하면서 전세계인의 우상이 됐던 그녀가 왕세자비라는 권위를 벗어던진채 한 남자와의 사랑을 고백하고 그로부터 배반당한 아픔을 울먹이듯 털어놓는 모습은 세인의 동정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다이애나는 또 92년 12월 남편 찰스와 별거에 들어간 이후 정신적 방황을 거듭해 왔다고 고백했다. 특히 한 궁중파티석상에서 우연히 알게된 뒤 무려 9년동안 은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휴이트가 지난 5월 자신과의 「러브 스토리」를 돈을 받고 언론에 까발린 것은 그녀의 상처를 더욱 깊게 했다. 이 사건이후 그는 수면제와 보드카에 의지한 채 연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심지어 점술인을 쫓아다니고 치료제를 상용할 정도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하루 다섯끼이상 마구 먹어대는 대식증으로도 고생했다고 그녀는 털어놓았다.

영국왕실의 권위에 정면도전한 다이애나의 「인터뷰 반란」은 왕실의 분노를 촉발했다. 엘리자베스여왕은 예년과는 달리 올 연말 왕실행사에 다이애나를 초청하지 않았으며 아예 며느리의 돌출행동을 막기위해 그녀를 친선대사로 임명해 버렸다. 일각에서는 영국왕실이 내년 4월 찰스와 다이애나의 결혼 종결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다이애나의 BBC인터뷰를 잘 연출된 한편의 드라마로 보는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자신에 대한 동정론을 유도하고 왕실을 공격하기 위한 의도에서 짜여진 각본에 따라 인터뷰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이애나는 인터뷰에서 차기 왕위가 찰스가아닌 아들 윌리엄(13)왕자에게 곧바로 넘어가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다이애나 인터뷰 파문은 영국의 왕정 자체에 대한 국민의 회의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영국 왕실은 찰스부부의 불화외에도 앤공주의 이혼(92년5월)과 앤드루 왕자의 별거등 계속 이어지는 스캔들로 국민의 존경과 신망보다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들의 가정도 지키지 못하고 바람잘 날 없는 왕실을 이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입헌군주제 찬반논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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