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부총리,각계 두루역임 「선장역」 기대/기획원 후배인 구수석과도 조화 이룰듯/파워로 무장 전팀비해 개성은 떨어져나웅배 경제부총리와 구본영 청와대경제수석을 양축으로 한 새 경제팀의 가장 큰 특징은 일단 「튀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영삼 대통령 후보시절의 「경제가정교사」출신으로 경제실세로 군림하던 한이헌 전경제수석이 퇴진함에 따라 「경제파워의 집중화」현상은 적어도 이번 경제팀에선 찾기 힘들 것 같다. 나부총리나 구수석은 화려한 경력과 높은 지명도에도 불구, 결코 가신그룹이나 독주지향형 인물의 범주엔 속하지 않는다.
신경제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던 박재윤 통산부장관이 유임되고 신경제실세로 부상한 이석채 재경원차관이 정보통신부장관으로 영전, 광의의 경제팀에 포진하고 있지만 재경원―청와대로 이어지는 본류에선 벗어나 있어 무게는 아무래도 나부총리―구수석라인에 실어질 전망이다.
저돌성과 돌파력 개혁드라이브로 무장됐던 과거 경제팀에 비하면 이번 제4기 경제팀의 컬러는 무색무취한 편이다. 그러나 이같은 「무개성」은 지금이 안정과 조화 합리성이 요구되는 집권후반부이자 경기하강기란 점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경제팀의 화음은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간의 「궁합」에 달려있다. 이 점에서 나부총리와 구수석은 역대 경제팀에 비해 확실히 화합의 분위기를 연출할 것 같다.
나부총리는 이미 경제기획원 재무 상공등 3대 경제장관에 양 부총리를 역임, 선장으로서 덕목과 금기사항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과거 6공 경제부총리 퇴임후 『기획원은 명예롭고(Honorable), 상공부는 화려하고(Colorful), 재무부는 막강하다(Powerful)』고 밝힌 나부총리의 표현은 지금도 경제부처관리들 입에 자주 인용되고 있다.
구수석은 88년 경제기획원 대외협력 제3심의관(국장급)으로 당시 나기획원장관밑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물론 두사람의 관계가 「하늘과 땅」에 비유되는 부총리―국장 서열에서 지금은 부총리―경제수석으로 바뀌었지만 구수석 성격상 부총리예우를 게을리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더욱이 이들은 학자로서 공무원에 특채된 비고시·비관료파라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또 나부총리 구수석은 물론 박통산부장관 이정통부장관등 주요 멤버들이 모두 서울대상대 출신으로 미국서 경제학박사학위를 취득, 이론적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공통점은 전체 경제팀의 융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 같다.
대북쌀협상에서 나부총리와 이장관이 서로 껄끄러운 기억을 갖고 있지만 현재 위치에서 마찰요인은 없다는게 일반적 평가다. 한편 나부총리는 이경식 한국은행총재와 한은입행동기로 재경원―한은간 관계개선도 기대된다.
이번 진용에서 주목할 대목은 추경석 건설교통부장관. 정통 국세청관료 출신으로 비교적 고령인데다 고시출신도 학자출신도 아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되는 막강 사회간접자본(SOC) 담당 장관으로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그의 향후 역할이 관심을 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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