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땐 몸아프고 밤새워 횡설수설” 주장/검찰선 “선처대가” 법정선 “연말성금” 달라노태우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재벌총수들은 첫공판에서 뇌물성을 부인하기 위해 검찰에서 한 진술을 갖가지 핑계를 대가며 뒤집었다.
재벌피고인들은 검찰에서만해도 법정에 설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탓인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은 『진해잠수함기지를 수주한 사례비로 돈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니냐』는 검찰 신문에 『공사는 경쟁입찰이라는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수주했으며 90년말에 준 돈은 연말성금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찰이 『검찰에서는 잠수함기지공사를 수주하게 해 준것과 관련해 주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치자 김회장은 『해외에서 3일이나 밤을 새웠고 오자마자 수십시간 조사를 받는 바람에 경황이 없어 그랬다』고 변명했다.
진로그룹 장진호 회장도 검찰이 90년12월 충북 청원군 현도면으로 공장이전등 사업과 관련해 노씨에게 1백억원을 제공하지 않았느냐고 신문하자 『딱 한차례 1백억원을 노씨에게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장이전 사실은 보고 받지 않아 모르고 있었고 구체적인 사업 부탁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이 『조사과정에서는 공장부지이전 추진이 무리가 있어 이를 무마하기 위해 노씨를 만났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채근하자 장회장은 『12월이라 연말 성금으로 주었는데 당시 딱히 답변할 말이 없었던데다 이렇게 법정에까지 나오게 될 줄 몰라 검찰이 시키는대로 진술했다』고 둘러댔다.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은 수서택지분양과 관련, 청와대에 1백억원을 제공한 것에 대해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하키가 우승을 하게돼 인사차 들러 성금을 낸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검찰이 이에대해 『피고인은 서울시와 민정당에 민원진정서가 통하지 않자 마지막으로 청와대에 베팅을 한 것이라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정회장은 『당시 몸이 아프고 밤을 새워 횡설수설했다』고 변명했다.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도 아산만 해군기지공사는 경쟁입찰을 통해 수주했으며 대통령에게 준 돈은 성금이었다고 발뺌하려다 검찰측으로부터 『조사때는 국책공사등에서 경쟁입찰할 경우 공사수주는 대통령으로부터 내락받은 업체가 맡고 다른 업체는 들러리로 탈락시킨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는 공격을 받았다. 최회장은 『있는대로 얘기 했을 뿐』이라고 얼버무렸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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