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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미지 흠집날까 당혹감/노씨 첫공판 이후­관련 재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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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미지 흠집날까 당혹감/노씨 첫공판 이후­관련 재벌 표정

입력
1995.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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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그룹선 “그런대로 선방” 평/재판내용 복기 2차공판 대비도총수들의 집단재판이라는 사상초유의 「사건」을 겪은 재계는 재판 하루가 지난 19일에도 전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당그룹들은 그룹의 얼굴인 총수들이 법의 심판대에서 단죄받는 치욕적인 상황에 대해 그룹이미지에 치명적이지 않겠느냐며 상처치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재판과정 자체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국내외로 보도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파장을 일으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그룹들은 이날 착잡한 심정에도 불구하고 전날의 재판내용을 복기해 점검하고 앞으로의 공판을 준비하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 대우 동아등 그룹들은 대체로 1차공판은 「선방」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총수들이 순순히 노태우씨에게 돈을 준 사실을 시인하는등 불필요한 법리논쟁을 자제하고 자성의 빛을 보이는데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그룹에서는 재판과정에서 돌출발언으로 쓸데없는 감정의 골을 만들지 않았느냐는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전날 공판에서 재계가 불가피하게 대통령에게 비자금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충실히 대변했다고 자체 평가하면서 『검찰이 이회장의 답변내용에 대해 더이상 문제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적으로 관측했다. 삼성은 그러나 이회장의 일부 돌출성 발언이 검찰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문제의 발언은 『다른 기업과 비교할때 제가 꼭 여기 와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김검사가 원망스럽다』등 돈을 건넨 이유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대한 답변내용. 한 관계자는 『혹시라도 반성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비춰질까 우려된다』면서 『성금성임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김우중 회장과 이경훈 전비서실회장등 2명이 출정한 대우그룹은 1차공판에서 큰 무리가 없었다고 보고 2차공판준비에 들어가는 민첩함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91년5월 진해 잠수함기지 건설공사와 관련, 1백억원을 건넨 공소사실에 대해 그동안 리베이트성으로 일방적 오해를 받았지만 이번 재판과정에서 어느정도 상황설명을 할 수 있었던게 작은 소득』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일단 1차공판을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 완공단계에 접어든 우즈베크자동차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20일께 출국하는등 해외출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그룹은 첫 공판에서 뇌물성자금제공여부에 대한 추궁에 비교적 효과적으로 대처했다고 평가하면서도 2차공판부터는 검찰의 신문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손질하는등 장기전태세에 돌입했다. 최원석 회장은 평소처럼 출근, 임원회의를 소집해 공판소감과 과정을 설명하고 임원들과 함께 그룹안팎의 평가를 수렴했다.

대림그룹은 이준용 회장이 다른 총수들과는 달리 『비자금제공이 아산만 군기지공사를 부탁하는 의미도 있었다』고 밝히는등 비교적 솔직한 면모를 보인데 대해 평가가 엇갈렸다. 일부 임원들은 이회장의 답변이 뇌물제공을 시인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이회장이 당초 전략대로 솔직하게 대응했지만 예상치를 넘어선듯 하다』면서 『그러나 재판부도 당시 상황을 잘 알고있는 만큼 정공법이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쪽의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한보, 동부와 진로그룹은 재판과정에서 정태수 총회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다소 안도했다. 그러나 2차공판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검찰측의 신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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