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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총선 선전 자유민주당 지리노프스키(뉴스 메이커)

입력
199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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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서방 민족주의 표방 유권자관심 끌어/공산당과 선별연대 옐친정책 제동 예상러시아 정치판의 「악동」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49)가 17일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자유민주당(LDPR)의 예상을 깬 선전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물론 LDPR가 93년 총선 지지율(23%)보다 훨씬 적게 득표했다는 점때문에 참패라고 보는 시각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러시아 정계에서는 지리노프스키가 공산당 약진에 따른 지지기반 약화와 같은 민족주의 계열의 알렉산드르 레베드가 이끄는 러시아공동체회의(KRO)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전했다는 점을 평가하고 있다. 지리노프스키의 선전은 민족주의 슬로건이 여전히 러시아인들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그가 공산주의, 민족주의, 옐친진영의 기득권 세력, 개혁파로 이어지는 러시아 정치세력의 스펙트럼에서 민족주의의 맹주로 위상을 굳혔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같은 극우민족주의세력의 「수성」은 옐친 진영에 대한 타격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원내 최대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공산당과 사안별로 연대, 옐친의 정책에 제동을 걸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LDPR와 공산당은 정책의 차이가 있지만 반옐친·반서방 노선을 취하고 있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이는 옐친정부의 서방 협력노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지리노프스키의 선전은 불안한 국민정서를 교묘히 이용한 선거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공산당이 내건 급진적 과거회귀 노선과 차별화를 시도, 실업과 치안등 민생안정을 강조하면서 급작스런 변화를 두려워 하는 소시민층을 파고 들었다. 또 「대러시아 건설」을 표방, 과거에 대해 향수를 느끼고 있는 러시아인의 일반 정서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리노프스키는 구소련 연방인 중앙아시아 카자흐공화국 알마아타에서 출생, 모스크바대학에서 법률과 아시아연구로 학위를 받았다. 90년 3월 구소련이 붕괴하기전 LDPR를 창당해 정계에 등장한 이후 여성의원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등 기행과 거침없는 독설로 악명이 높다. 옐친의 친서방 노선에 일관되게 반발해 왔으며 용병을 모집, 보스니아에 파견하기도 했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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