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서 공산당 25% 지지·모스크바 여당1위/리즈코프 전총리등 옛정권 거물들 대거당선러시아 총선 중간 개표결과는 동야서여 현상이 뚜렷했다. 시베리아와 연해주등 현정부 개혁정책의 소외지역인 극동지방에서 공산당이 25%선의 지지를 얻은 반면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을 띠고 있는 모스크바를 비롯한 서부지역에서는 개혁진영이 우세했다.
공산당과 극우 자유민주당은 극동지역의 우세에 힘입어 전국적으로도 개표 초반부터 10% 가량의 표차로 각각 1위와 2위를 유지했다. 반면 모스크바에서는 개혁 노선을 내세운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나쉬돔 로시야(우리집 러시아)가 20%선으로 1위를 달렸고 야블로코 블럭과 공산당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쌀쌀한 날씨와 모스크바 일대를 휩쓸고 있는 유행성 독감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난 총선때(50.62%)를 훨씬 능가하는 64.95%에 달하자 모두 놀라면서도 해석은 제각각이었다. 공산당은 개혁에 염증을 느낀 국민이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 반면 개혁진영은 공산당 부활조짐에 위기를 느낀 대도시 유권자와 젊은이가 투표장에 몰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예상했던 대로 승리는 우리 것』이라며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임이 드러난 이상 현정부는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며 벌써부터 대정부 공세에 나섰다. 건재를 과시한 자유민주당의 지리노프스키 당수는 『이제 시작』이라며 『내년 6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더욱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옐친 대통령의 한 측근은 TV 회견에서 『공산당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정당이 의회를 지배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여 크렘린은 새 의회와의 큰 충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애써 향후정국을 낙관했다.
○…공산당이 승리한 이번 선거에는 구 공산 정권의 「거물」들도 대거 재등장했다. 이가운데는 니콜라이 리즈코프전소련총리와 93년 의사당점거 사태 당시 반옐친진영의 선봉장이던 알베르트 마카쇼프 예비역 장군이 각각 지역구에서 당선돼 재기에 성공. 반면 개혁진영에서는 저명한 인권운동가 세르게이 코발료프와 보리스 표도로프전재무장관이 무난히 당선됐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18일 러시아 총선이 자유롭고 공정했다고 평가했다. OSCE 선거감시단을 이끄는 피터 에머리 경은 『이번 선거가 지난 93년 국가두마(하원)선거 때보다 모든 면에서 향상됐다』며 이같이 밝혔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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