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놓은채 착잡한 표정 주시/“노씨 법정서 모든 의혹 밝혀야”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선 18일 국민들은 하루종일 착잡한 심정이었다. 이날 노태우 전대통령이 흰 수의를 입은채 법정에 선 모습이 TV를 통해 방영되자 각 가정과 직장에서는 일손을 놓고 착잡한 표정으로 화면을 주시했다.
노씨의 재판과정을 지켜본 대다수 시민들은 노씨가 죄를 지은만큼 당연하다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모두가 자성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등에는 이른 아침부터 승객들이 발걸음을 멈춘 채 대형 TV를 통해 노씨의 호송과정과 법정에 서있는 뒷모습을 관심깊게 지켜봤다. 승객 김영균(41·상업)씨는 『노씨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의 엄청난 비자금을 조성, 축재한만큼 어떤 엄벌을 받아도 모자란다』면서 『노씨가 국민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법정에서 모든 의혹을 솔직히 털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준학(36)씨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노씨가 법의 심판대에 선데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 부끄럽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를 위해서도 엄정한 법집행으로 부정과 비리에 대한 단죄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TV를 시청한 권미혜(31·주부)씨는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보니 후련하기보다는 착잡한 심정이 앞선다』며 『최근 나라가 부정부패로 혼란스러운데 대해서는 국민들도 함께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는 많은 외국인들도 시민들과 나란히 TV에 눈과 귀를 모았으며 이중 일부 시민들은 노씨에게 선고될 형량을 놓고 때이른 논쟁을 벌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국연합은 이날 논평을 발표, 『전직 대통령이 재임기간의 독직과 비리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는 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상식과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민주의식을 확인케 해주는 것』이라며 『이 재판을 계기로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연합은 또 『이번 재판으로 미처 밝혀지지 못한 진실이 한점 의혹없이 규명되기를 기원하며 노씨도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한다는 입장에서 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조철환·최서용 기자>조철환·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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