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동성애드라마 사회적관심 환기/「열린 음악회」 청와대·안기부 입성도올 한해 동안 방송에서 금기시돼 왔던 소재의 벽이 크게 허물어졌다. 두 전직대통령의 정권장악 과정을 다룬 드라마가 방송돼 큰 파장을 남겼는가 하면, 청와대와 계룡대(3군본부)·안기부가 KBS1 「열린 음악회」를 통해 방송에 문을 열었다. 동성애와 부부의 성이 드라마와 토크쇼의 소재로도 등장했다.
성역을 깨는데 앞장서온 「열린 음악회」는 5월에 청와대를, 10월에 계룡대와 동대문구 석관동의 안기부 구청사에서 시민과 함께 음악회를 가졌다. 이 음악회들은 방송사가 주도한 것이라기 보다는 방송효과와 이미지를 고려한 기관의 초청형식이어서 의미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현장의 시민이나 시청자들이 금석지감을 느끼게 했다.
10월18일과 21일 각각 첫회를 방영한 MBC 「제4공화국」과 SBS 「코리아게이트」는 등장인물의 대다수가 현역 정치인이거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두 드라마는 마침 민주당 박계동의원의 폭로로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정치적인 사건이 불거지자 10·26까지 다루려던 당초의 예정을 뒤엎고 12·12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르는 신군부의 권력장악과정을 보여주었다. 이는 5·18특별법제정에 대한 국민적인 여론을 높이는데도 한 몫을 했다.
9월4일 심야방송 개시와 함께 「성」문제가 방송의 전면에 등장한 것도 올해 방송의 변화를 읽게 한다. 심야 토크프로인 MBC 「쇼 부부리서치」등은 「부부의 성에 관한 토크쇼」를 표방하고 나섰다.
레스비언 문제를 다룬 MBC 베스트극장 「두 여자의 사랑」(9월29일 방영)은 본격적으로 동성애를 주제로 한 드라마로 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켰다. 방송관계자들은 『방송의 성역과 금기가 사라진 것은 변화된 사회의식과 환경의 영향이 크지만 케이블TV의 출범 등 다채널화로 방송매체간의 경쟁이 격화하고 시청자의 요구가 높아진데도 원인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김경희 기자>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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