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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차원 비자금제공” 입증 숙의/공판 하루앞 피소 재벌총수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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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차원 비자금제공” 입증 숙의/공판 하루앞 피소 재벌총수표정

입력
1995.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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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변호사들과 예상신문·답변 최종점검/검찰주장 겸허히 수용·반성 기존입장 견지사상 처음으로 재계 총수 8명이 동시에 법정에 서게 되는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 첫 공판을 하루 앞둔 17일 관련 기업들은 『비자금제공은 불가피한 행위』였음을 입증하기 위한 마지막 전략검토작업을 벌였다. 총수들도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담당변호사들과 도상연습까지 해가며 법정대책을 최종 점검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이날 한남동 자택에서 변호인으로 선임한 김승진 이보환 변호사 등 관계자들과 1차공판에 대비한 막바지 작업을 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회장은 변호인단에게 『검찰의 주장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한다는 것을 기본 입장으로 하되 내가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은 변호인단이 법리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김우중 대우그룹회장도 방배동 자택에서 변호인단과 함께 마무리 점검작업을 벌였다. 김회장은 법리논쟁만 남은 만큼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고 신중한 자세로 공판에 임한다는 각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김회장과 이경훈 전비서실회장이 함께 법정에 서게 돼 부담이 크다』며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만큼 해외사업에 역점을 두어온 그룹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리비아 취수원공사 수주협상을 위해 런던에 머물고 있던 최원석 동아그룹회장도 이날 하오 귀국, 곧바로 서울 장충동 자택으로 가 밤늦게까지 윤승영 공창희 변호사 및 핵심측근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그룹관계자는 『최회장은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하오 내내 변호인단과 직원들이 준비한 답변관련 자료를 검토했다』며 『기업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자금을 제공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설득시키는데 답변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준용 대림그룹회장은 휴일에 즐기던 등산도 하지 않고 서울 모처에서 정명택 그룹고문 변호사와 답변전략을 숙의한 뒤 귀가했다. 이회장은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공판에 대비했으며 법정에서는 당시 상황을 사실 그대로 밝히고 이해를 구하기로 했다고 그룹관계자가 전했다.

진로 장진호 회장은 하오에 사무실로 나와 김헌무 변호사 및 그룹 재무팀관계자들과 예상 신문내용을 점검하고 답변수위를 조절했다. 장회장과 관계자들은 첫날 공판에서는 인정신문정도에서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두세차례 계속될 법정출두와 연계해 첫 공판에 임한다는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김준기 회장은 선임변호사 및 그룹 관계자들과 16일까지 공판에 관한 협의를 모두 끝내고 17일에는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보냈다.

한보그룹은 정태수 총회장이 구속집행정지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가운데 정보근 부회장 등 최고경영층과 변호인단을 중심으로 재판준비를 마무리했다. 그룹관계자는 입원중인 정총회장이 재판에 출석해 성실히 답변하고 법원 결정을 따르겠지만 다른 기업과 형평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 정총회장은 극심한 당뇨증세와 다리 마비등 건강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담당의사와 함께 병원에서 곧바로 출두할 것으로 알려졌다.<김동영·이재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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