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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서 발트해까지 25시간 투표/러시아 총선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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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서 발트해까지 25시간 투표/러시아 총선 이모저모

입력
1995.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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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흰눈… 체첸게릴라 공격대비 경찰 순찰강화/옐친 “개혁노선 유지” 강조·주가노프 “난 평화애호가”동서간 무려 11시간 시간대를 가진 러시아의 총선투표는 17일 상오 8시(한국시간 17일 상오 4시) 베링해 연안의 추코츠키 투표소를 시작으로 총 9만3,122개 투표소에서 25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추코츠키에 이어 1시간뒤 캄차카 반도에서 투표가 개시되는등 상오 8시에 맞춰 서쪽방향으로 옮겨가며 순차적으로 투표가 시작됐고 러시아 영토의 서쪽끝인 발트해 연안의 칼리닌그라드에서 18일 상오 5시(한국시간) 투표소가 문을 닫으면서 마감됐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이날 바르비카 요양소에서 투표를 한 후 이타르 타스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체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 『어떠한 상황도 내가 선택한 개혁 노선을 포기하도록 강요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인지는 내년 2월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이번 총선에서 1당이 유력시되는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당수는 『나는 진짜 평화애호가』라며 서방에 대해 자신을 두려워 말라고 강조.

○…혹한의 날씨와 러시아를 강타한 유행성 독감에도 불구하고 당초 우려와 달리 투표율이 최소한 지난 총선만큼은 될 것으로 예상되자 개혁진영은 크게 고무된 모습. 선관위측은 『특히 젊은이들의 참여율이 높다』고 밝혔으며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는 투표 시작 6시간만에 투표율이 35.4%를 넘어섰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보도.

○…선관위측은 새 선거법에 따라 93년 총선과는 달리 태평양 연안 지역의 투표결과가 서부 지역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칼리닌그라드의 투표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일절 투표결과를 발표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개표결과는 지역구의 경우 18일 하오(모스크바 시간)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나 전국구의 경우 각 정당 후보를 지역별로 배분, 통계상의 복잡한 계산방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극동의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투표소가 문을 연 지 1시간만에 60만명의 유권자중 1만명이상이 투표를 했다고 선관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일찌감치 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대부분 노년층으로 이들은 구소련 시대의 사회보장제에 대한 향수를 표시하며 공산당에 표를 찍은 사실을 당당히 공개했다. 63세의 한 할머니는 『마피아가 등장하고 물가가 폭등하는등 현실이 혼돈에 가깝기 때문에 공산당에 표를 찍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탈린 시대에 정치범 수용소가 있었던 북부의 마가단이나 시베리아등지에서는 혹한으로 투표율이 극히 저조.

○…유권자들은 지역구와 전국구의 2개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했는데 전국구 투표용지는 43개에 이르는 각 정당의 이름과 상징, 전국구 후보 서열 1∼3위의 이름들을 담고 있어 크기가 무려 6042. 때문에 유권자들은 용지를 투표함에 집어넣는 데도 상당히 애를 먹었다.

또 지역구 투표용지에도 많게는 20여명의 후보자 이름이 올라있어 지지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투표용지에는 기권란도 따로 있는데 지난 총선의 경우 무려 200만명이 기권란에 기표했었다.

○…흰눈이 내린 수도 모스크바에는 무장경찰들이 주요 건물과 지하철등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각 투표소에는 상주경찰 병력이 배치돼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체첸 게릴라들의 투표방해에 대비했다.

○…러시아 국영 TV는 투표개시를 몇시간 앞두고 승리가 점쳐지고 있는 공산당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의도가 명백해 보이는 구소련 시대의 암울한 상황을 담은 8분짜리 영상물을 방영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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