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니면 총선후 교체됐을것/업적보다 삼풍참사 가슴에 남아”18일 이임식을 갖는 이홍구 총리는 16일 고아들과의 점심식사를 갖는 일정으로 「마지막 업무」를 마쳤다. 이날은 그가 총리로 임명된지 정확히 1년되는 날이다. 그는 당초 안전관리 자문위원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총리경질이 발표돼 회의는 새총리 몫으로 넘겨졌다. 하지만 이날 낮 문산의 「평화원」원생 49명을 총리공관으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는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행사에 앞서 출입기자들과 만난 이총리는 밝은 표정으로 『이번에 경질되지 않았더라도 내년 4월총선 이후에는 교체됐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 것같다』는 말로 전격 총리교체 배경설명을 대신했다. 앞으로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 상황에서 정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가 직업을 물으면 당연히 「학자」라고 대답할 것』이라며 『학자로서 정치학을 가르치는게 직접 정치를 하는 것보다 내 성격이나 그동안 훈련받은 것에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난 1년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을 한가지만 꼽는다면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라며 『내세울만한 업적들보다는 그런 대형참사나 재난들이 가슴에 남는다』고 힘들었던 순간들을 회고했다.
그는 떠나는 순간까지도 예의 「그림자 총리론」을 강조했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총리는 가장 중요한 「조연」으로서 주연인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국민의 안정된 일상생활을 담보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그의 발언속에 『앞으로 절대 정치를 않겠다』는 단정적인 표현은 없었다. 때문에 그가 앞으로 신한국당의 전국구 1번을 맡는등 여권 핵심요직에 기용될 것이라거나, 혹은 여권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항간의 얘기들은 여전히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 총리재직중일때 보다 오히려 떠나는 그에게 더욱 묵직한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당분간은 쉬면서 책도 좀 보고싶다』면서도 2002년 월드컵 유치문제에 언급, 『앞으로 몇달간은 나도 (유치를 위해) 전력투구 할 것』이라고 말해 아직 나라일에 의욕이 왕성함을 내비쳤다.<홍윤오 기자>홍윤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