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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문화계 결산 미술/평론가 5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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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문화계 결산 미술/평론가 5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들

입력
199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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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천·김명혜·권여현­차세대 작가 돋보인 한해/윤동천­은유·상징으로 첨예한 사회이슈 표현/김명혜­날카로운 사회비판 의식 감성적 함축/권여현­현대인 고뇌 강렬한 이미지로 담아내□올해의 우수젊은작가

윤동천 권여현 김명혜

김수자 김춘수 조덕현

이재복 이기봉 김 석

김황록 육근병 안성금

이상현 전수천 이 불

최정화 김운성 석영기

신지철 전용석 정정엽

▲추천평론가

서성록 윤진섭 강성원

이주헌 최태만

미술의 해였던 95년은 사상 유례없이 많은 행사와 전시로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1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제1회 광주비엔날레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베니스비엔날레등 모두 150여가지의 국내외 대형 미술사업과 행사가 끊임없이 열렸다. 요란하고 화려한 구호에 비해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으나 미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세계화단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서성록 윤진섭 강성원 이주헌 최태만씨등 젊은 미술평론가 5명은 올해 활동을 바탕으로 96년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로 윤동천씨등 21명을 꼽았다. 윤씨가 3명의 평론가로부터, 권여현 김명혜씨가 2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서울대 서양화과교수인 윤씨는 우리 현실과 의식의 문제를 정연한 논리와 깔끔한 표현으로 소화하는 작가. 평면 설치 판화 사진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주변사물과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인식을 토대로 기존의 고정관념과 관습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사회의 첨예한 이슈를 은유와 상징, 풍자적 기법으로 다루는 점에서 리얼리즘과 대조되는 또 하나의 사회비판양식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대표작가였던 김명혜씨 역시 날카로운 사회비판적 시선으로 사회적·역사적 문제를 다루어온 설치작가. 서울대 조소과와 동대학원, 뉴욕 프랫인스티튜트대학원을 나온 그는 복잡한 논리보다는 감성적인 표현에 치중해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전달해준다.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담금질하는 땅」은 달궈진 철판 위로 솟구치는 수증기를 통해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뜨거운 가슴과 에너지를 함축한 작품. 이 작품은 김정헌씨와 특별상을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일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권여현씨(원광대교수)는 설치작품 중심의 국내화단에서 구상적 평면회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6월 제1회 한국일보청년작가초대전에서 서양화부문 우수상을 받은 그는 인간의 얼굴을 통해 자아의 문화사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사회 종교 역사 과학등에 대한 기억의 단편을 모으는 한편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킴으로써 현대인의 고뇌와 보람등을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 밖에 평면위주작업을 해오다 올해 처음으로 입체·설치작품을 선보인 이기봉씨, 삶과 죽음의 경계 또는 역사의 순환등을 거대한 눈으로 형상화한 육근병씨, 과감한 실험정신으로 신세대미술을 선도하는 최정화, 이 불씨등이 언급됐다.<최진환 기자>

◎미술의 해 성과/한국미술 대중화·국제화 큰 획/광주비엔날레 국내외 관람객 160만명/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관도 “개가”

95년 미술의 해는 한국미술의 국제화와 대중화를 위해 진력한 해였다.

국내 최대의 미술행사였던 제1회 광주비엔날레(9월20일∼11월20일, 광주중외공원)는 졸속기획과 밀어붙이기식 추진으로 순수미술행사를 박람회나 이벤트행사로 몰고가 미술의 본질을 왜곡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미술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관람객이 160만명에 이르렀고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광주를 세계의 예향으로 부각시켰다.

6월10일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관은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설치미술가 전수천씨가 특별상을 수상, 한국작가들의 세계화단 진출가능성을 밝게 해주었다.

또 「한 집 한 그림 걸기」, 서울판화미술제등 축제형식의 미술행사들은 일반인들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고, 젊은 유망작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제1회 한국일보청년작가초대전」은 기존의 공모전형식을 탈피한 새로운 운영방식을 통해 화단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삼풍백화점 붕괴등 잇단 대형사고, 미술품 양도소득세논란, 비자금사건등으로 미술시장은 위축됐다. 특히 내년부터 실시예정이었던 미술품 양도소득세 부과는 문체부와 미술계가 강력히 반발, 결국 종합소득세로 바뀐후 2년간 유보되기는 했지만 미술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조지 시걸, 아르망, 타피에스, 칠리다등 외국작가들의 개인전과 「프랑스미술, 오늘의 시각」등 기획전이 늘어나고 외국작품수입이 급증함으로써 국내 미술시장의 재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기존의 미술개념을 파괴한 설치미술이 급격히 확산된 점도 큰 특징이다. 대형 기획전에서 컴퓨터나 첨단매체를 활용한 작업이 증가함으로써 복잡다단한 문명사회에서의 예술흐름을 반영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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