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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군사동향」 싸고 엇갈리는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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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군사동향」 싸고 엇갈리는 해석

입력
1995.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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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대거 포진… 군사도발 가능성 등 큰 위협”/“군부 세대교체·대미 거래위한 협상카드일수도”북한 군사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 경수로 공급협정이 타결됐다. 협상의 결과가 북한군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군부 강경파가 힘을 얻으면서 개방 노력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부가 온건파의 국제적 화해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겨 군사도발을 통해 강한 경고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에 이상징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경고는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장 남침을 할 조짐을 보이지는 않지만 충분히 위협적이란 분석이다. 북한군은 항공기 100여대와 중화기를 새로 전방에 배치한채 두달째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훈련량도 비교적 늘어났다. 특히 최광 인민무력부장 김영춘 총참모장 조명록 총정치국장 오금철 공군사령관등 김정일이 최근 단행한 군인사에서 요직을 차지한 인물들이 모두 강성인 점이 이러한 군사적 이상행동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의 군부가 권력을 장악,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우리정부의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지나친 감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우선 북한의 군부인사는 강성인물로의 교체 보다는 세대교체의 결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일은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이 자신에게 거스르지 않는 한 일정 지위는 보장해주되 실권은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인물에 맡겨 직접 지휘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총참모장이던 최광이 인민무력부장에 취임한 것은 작전지휘에서 물러난, 사실상의 은퇴라는 것. 이미 1부부장으로 승진한 김광진이 인민무력부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 또 총정치국장 조명록도 이미 실권을 상실, 이봉원 부국장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이 직접 지도한 수도건설사업에서의 공로로 「노동영웅」칭호를 받은 측근중의 측근인 김영춘이 총참모장에 오른 경우에서 보듯, 군부의 실세는 이미 김정일을 추종하는 신진그룹으로 채워졌다는 분석이다. 또 항공기 전진배치등도 신임 공군사령관 오금철이 자신의 지휘권을 확립하기 위한 조치이며, 인민군 부대의 일부 재편도 북한군에 만연된 부패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미국과의 「거래」를 위한 협상전략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경고를 계속하는 미국의 의도도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반도 위기 강조를 통해 주일미군의 지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벗어나며, 방위비 분담, 미사일양해각서 폐기, 주둔군지위 협정 개정등을 둘러싼 한국측의 강경태도를 누그러뜨리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한 군사관계자는 『북한의 위협은 분단상황에서 언제나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움직임이 어떠냐를 따지기 전에 우리가 평소에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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