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불응은 국민여망 외면/나름대로 국익생각한 결정12·12및 5·18수사와 관련, 최규하 전대통령의 진술을 듣기위해 12일 서교동 자택을 방문했던 김상희 서울지검 형사3부장은 13일 최전대통령과의 대화내용과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를 근거로 두사람의 대화록을 구성해 본다.
(김부장과 이문호 검사가 12일 하오 4시35분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최전대통령 자택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최전대통령은 지팡이를 짚고 응접실에서 이들을 맞이했다. 응접실 소파 중앙에 앉은 최전대통령을 중심으로 오른쪽엔 김부장과 이문호검사가, 왼쪽엔 최전대통령측 이기창 변호사와 최흥순 비서관이 자리잡았다)
―김부장:『(변호인등이 배석한 것을 지칭하며) 단독으로 뵐수는 없겠습니까』
―최전대통령:『…』
―김:『편찮으시다고 들었는데 건강은 어떠십니까』
―최:『지난해 10월께부터 허리와 다리가 아픈 요각통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지냅니다. 담당의사가 20분 이상 앉아있으면 안된다고 권유해 오늘 오래 이야기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김:『검찰은 과거 불행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 12·12와 5·18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검찰이 수고를 많이 하고 있다는 걸 보도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김:『지난해와 올해의 12·12와 5·18 사건 수사과정에서 여러차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으셨고 이번에도 응하지 않아 직접 방문하게 됐습니다』
―최:『지난번 2차례 서한에서 밝힌 바와 같이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김:『국민과 역사앞에 진실을 밝히신다는 신념으로 재임시에 경험한 일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공인으로서 협조해 주십시오』
―최:『재임시에 경험한 일로 퇴임 후에 조사받는 전례를 남길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일시적인 감정에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웃으며)보도를 보면 김부장이 나를 강제 구인한다고 하더구먼』
―김:『강제구인이나 법원의 증인신문절차등의 방법으로 나오시게 하면 조사에 응하시겠습니까』
―최:『강제구인등은 상상조차 해본 일이 없습니다』
―김:『검찰조사에 응하지 않으시면 불행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을 외면하게 돼 결국 국민을 실망시키실 겁니다』
―최:『김부장이 하고 있는 노력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내가 내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내 나름대로 국익이 무엇인가를 생각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다음에 찾아오면 조사에 응해주시겠습니까』
―최:『개인적 차원의 방문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검찰조사는 내 입장이 변함이 없는 만큼 곤란합니다』
(김부장은 최전대통령이 30여년간 직업 외교관으로 겪은 경험담을 많이 얘기해 자신은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김부장은 대화도중 12·12와 5·18관련 현안을 슬쩍 슬쩍 비쳐봤지만 그때마다 최전대통령은『그런 얘기는 하지 말자』고 말문을 막았다고 덧붙였다) <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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