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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대북경협 가속화

입력
199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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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체는 대화중단·비자금파문에 발묶여 시름국내 재계가 비자금파문으로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외국기업들은 대북경협사업에서 구체적인 결실을 거두는등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북한이 대규모 투자설명회까지 개최하며 외국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외국기업의 대북진출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남북경협 전선에서 주춤하는 동안 외국기업의 활동은 눈부실 정도다. 네덜란드 금융보험그룹인 ING그룹은 지난 6일 평양에 합작은행인 ING노스이스트아시아은행을 개설했다. 대북 외국은행진출 1호를 기록한 합작은행은 ING그룹이 70%, 북한에서 보험업무를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조선외국보험회사(KFIC)가 30%를 출자했다. 호주시드니소재 석유탐사업체인 비치사는 북한 동해안지역 대륙붕 공동탐사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미 양측은 계약체과 관련, 의견이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지난 6일 대형상사들로 구성된 동아시아무역연구회를 통해 대표단을 파견했다. 특히 방북단에는 일본재계의 총본산인 경단련(경제단체연합회)고위간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경단련차원의 경협추진가능성을 타진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이미 코카콜라 말보로등 굴지의 그룹들이 대북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에너지관련그룹인 스탠턴그룹이 나진·선봉에 발전소를 건설키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일본을 방문중인 김일성종합대학의 김수용 교수는 나진·선봉지역에 합작발전소설립에 대한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미국기업의 대북투자계획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측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북한은 지난 8일 김정우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과 임태덕 부위원장등이 참가한 가운데 나진·선봉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미국의 뉴욕에서 열었다. 북한측은 이 자리에서 나진·선봉에 투자키로 계약한 업체가 28개(총계약금 2억6,600만달러)이며 이미 투자된 금액은 2,000만달러수준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달중 이와 별도로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솔트레이크시티등 미국의 3개도시를 순회하며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 9월이후 베이징(북경) 옌볜(연변) 미국등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해온 북한은 내년 5월께 나진·선봉에서 유엔개발계획(UNDP)등과 공동추최로 대규모 국제투자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남북경협의 미래는 암울하다. 비자금파문의 와중에 대부분의 업무들이 중단된데다 당국간 대화도 첩첩산중인 상태다. 정부는 북한이 당국간 대화를 단절하고 남한에서 지원해준 쌀을 군량비로 비축하는가 하면 무장간첩 남파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경협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기업들도 이같은 정부방침을 어겨가면서 대북경협에 나설 형편도 못된다.

우리 기업들은 외국기업들이 북한시장을 활보하고 있는 것을 발을 동동 구르며 보고만 있다.<이재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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