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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혁명」에 동참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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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혁명」에 동참을(사설)

입력
199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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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 두 전직 대통령까지 구속하는 등 전국을 태풍권으로 몰아 넣었던 최근의 충격 사태속에서 어제 12·12사태의 16주년을 맞았다. 두달 가까이 진행된 소용돌이의 와중에서 맞은 12·12라 감회가 별 다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16년이나 지나 뒤늦게 시작했다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왜곡된 역사 시정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손대기를 잘 했다는 박수를 받고 있다.그동안 이 역사적인 과거 청산작업을 두고 잡음도 들렸고 이론도 일었지만 도도한 역사의 흐름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전례가 없는 이 혁명적인 상황에 대해 외국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대개는 한국이 민주화와 선진화의 지름길을 택했다고 용기와 용단을 칭찬하면서 격려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김영삼 대통령은 이날을 맞아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대통령은 현재 진행중인 과거 청산작업을 「역사 바로 세우기」라고 규정하면서 「이는 국민의 자존을 회복하고 나라의 밝은 앞날을 여는 명예혁명」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러한 명예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와 국민이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이다. 권위주의나 특권의식이 많이 엷어지고 그 대신 법치주의 민주주의가 상당히 두텁게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다. 그런 토양과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더라면 김대통령이 아무리 불을 붙여도 명예혁명은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 혁명적인 열풍속에서 뜨거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제는 그 떠들썩했던 들춰내기 작업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노태우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자금과 반란사건에 대한 수사도 막바지에 접어 들고 있다. 5·18에 대해서는 특별법 제정 작업이 지금 국회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열띤 입씨름을 벌이던 각 정당과 정치인들도 이제 냉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내분과 갈등에 시달렸던 신한국당도 이제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명분 앞에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파들 중에서는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자민련이 5·18특별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어 유감이지만 국민회의나 민주당에서는 집권 여당 못지않게 적극적이어서 대세는 이미 결정된 셈이다.

다만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특별검사제에 대해서는 여야간에 의견이 대립되고 있으나 특검 때문에 특별법까지 무산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특별법 우선 처리 원칙아래 밀고 나간다면 지금 각당에서 제의해 놓은 대화 창구를 통해 타협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헌정 파괴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단호한 의지의 이 역사적 대업에 여야는 물론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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