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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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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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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위원회가 제시한 통합형 고교신설방안을 보면서 20여년전에 실패했던 종합형고교를 새삼 기억하게 된다. 70년대 중반에 인문계 고교 편중의 고교교육체제를 고쳐 고졸자의 과다한 대학진학을 취업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종합고교제를 도입했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때문이었다. ◆종합고교제는 하나의 고교안에서 대학진학을 위한 인문교육도 시키고 공·상·농업분야에 취업할 수 있는 기능교육도 함께 하는 것으로 이론적으로는 아주 그럴듯한 제도였다. 농촌지역 고교에서 주로 시행했던 종합고교제는 실제로 해보니 어느것 하나도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종합고교로 전환했던 학교들은 적지않은 혼란만 겪다가 흐지부지됐던 제도다.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몇가지가 있다. 하나의 고교안에서 인문교육과 기능교육을 제대로 시킬만큼 교사를 확보하기가 어려웠고, 기능교육을 위한 실험실습기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종합고교기능을 할 수 없었다. 단위학교가 지향할 교육이념의 혼란도 분야별로 충실한 교육을 수행할 수 없게 했던 것이다. ◆교개위의 통합형고교 신설방안을 보면 고1학년까지는 공통기본교육을 받게한후 2학년부터 학생들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인문계열 또는 직업계열 학과목을 선택케해 분리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돼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종합형고교가 실패했던 전철을 밟게 될 소지가 너무 많다. ◆하나의 고교가 취업교육까지 하려면 실험실습기자재와 기능교육교사 확보에 상당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인문계고교가 통합형고교로 전환할리가 없다. 결국은 실업계고교가 통합고교를 수용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될 경우 그나마 실업교육마저 더욱 부실하게 할 요인이 된다. 교개위가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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