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코 시대 멀지 않다/개코도 못맡는 공기 1㏄당 10억분의 1g도 식별냄새를 9가지나 구별할 수 있는 냄새인식시스템이 국내에서 개발돼 사람의 코를 대신하는 전자코가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공정연구센터 장용근·김종득 교수팀은 12일 메탄올 프로판 등 9가지 휘발성물질을 90%이상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차세대 냄새인식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냄새인식 시스템은 센서가 공기중에 떠 있는 냄새나는 물질의 분자를 인식, 이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신호특성에 따라 어떤 냄새인가를 가려내는 것이다. 음주측정기나 가스경보기처럼 한가지 냄새만 파악하는 것과는 달리 여러 냄새가 섞여 있어도 구분할 수 있다.
장교수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손톱 크기만한 센서소자인 수정진동자 6개로 구성돼 있으며 각 진동자에는 냄새에 민감한 특수물질들이 덧씌워져 있다. 이 특수물질과 냄새나는 물질의 분자가 결합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진동자가 떨리게 된다. 따라서 이 진동주파수를 조사함으로써 물질의 성분을 밝혀낸다. 냄새에 따라 진동주파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9가지 물질중 어느 한 종류라도 공기 1㏄에 10억분의 1g만 있어도 그 냄새를 즉시 감지해 낼 수 있다. 이 정도는 후각이아주 발달된 개도 냄새를 맡기 어려운 것이다.
장교수는 『유독물질을 사용하는 공장이나 환경관련설비 등에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유독가스가 배출될 때 경보를 울려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교수팀은 98년까지 검출대상 물질의 수를 수십가지로 늘려 상용화할 계획이다.
올해초 LG전자기술원도 양파 시금치 당근 등 15가지의 냄새를 구분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신상품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기술원은 산화물 반도체형 냄새센서를 이용해 식품의 신선도 측정과 주류의 품질관리나 숙성도 파악, 특정가스 검출, 대기오염 측정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선연규 기자>선연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