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랑과 평화/「펑크」 음악 본격 도입한 프로들(가요현대사:24)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랑과 평화/「펑크」 음악 본격 도입한 프로들(가요현대사:24)

입력
1995.12.13 00:00
0 0

냄비 속의 팝콘이 튀듯이 묘한 박자가 귀를 자극했다. 고무줄에서나 날 법한 잉잉 우는 기타 선율, 깊은 생각이 필요없는 가볍고 솔직한 가사도 독특했다.<한동안 뜸했었지 웬일인가 궁금했었지 혹시 맘이 변했을까 안절부절 했었지 … 밤이면 창을 열고 달님에게 고백했지 애틋한 내사랑을> (한동안 뜸했었지, 1978년)

록그룹「사랑과 평화」는 이른바 펑크 사운드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산울림」이 그룹 사운드 유행을 부활시킬 무렵, 「사랑과 평화」가 새로운 음악으로 유행의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김태흥 김명곤 최이철 송홍섭 이근수등 다섯명의 초기멤버는 모두 미8군 무대에서 1급 연주자로 꼽히던 인물들. 이들은 1976년 그룹을 결성해 손발을 맞춘 뒤 1978년 첫음반을 발표했다.

「한동안 뜸했었지」를 선두로 공동 타이틀곡인 「어머님의 자장가」등 모든 앨범 수록곡이 연이어 히트했다. 이들은 1980년 2집음반에서 「장미」가 크게 인기를 얻을 무렵 대마초 사건으로 갑자기 해체됨으로써 팬들을 실망시켰다.

1988년 원년멤버인 최이철은 용인에서 농사를 짓던 이남이를 설득하고 한정호 최태일 이병일등을 끌어들여 제2기 「사랑과 평화」를 조직했다. 베이스를 치던 이남이가 각설이 모습에 걸쭉한 목소리로 부른 「울고 싶어라」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남이는 이노래의 히트로 팀을 떠나 독립했다.

「사랑과 평화」는 이후 89년 「샴푸의 요정」, 92년 「못 생겨도 좋아」, 95년 「얼굴 보기 힘든 여자」등 계속 새노래를 발표하면서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랑과 평화」는 주무기인 펑크음악 뿐 아니라 재즈 레게 로큰롤 발라드등 모든 장르에 능통한 음악의 백과사전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등 클래식 음악을 편곡해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가 하면 최근에는 우리의 가락과 선율을 결합하는 시도도 보여주고 있다. 모든 멤버가 작사·작곡을 하는 재능과 완벽에 가깝도록 탄탄한 연주 실력을 바탕에 깔고 있다. 최이철은 『음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무엇보다도 프로정신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음악은 설익거나 양념이 모자라서는 안된다』고 장수비결을 말한다.<권오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