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폭력의 대담성과 흉포성이 성인폭력배들의 수법을 뺨칠정도다. 돈을 잘 내놓지 않는다고 학교교실에서 급우에게 청소하다 남은 구정물을 주전자에 담아 강제로 먹이는 물고문까지 했음이 드러났다. 여고 1년생이 낀 소녀폭력서클이 중학교동창인 여고생 1명을 『건방지다』며 2홉들이 소주 1병을 강제로 먹이는 술고문까지 했고 웃옷을 벗겨 각목으로 때리고 피우던 담뱃불로 발등을 지지는 등 잔혹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한다. 이 두 사건은 부산에서 있었던 일이다.지난달 28일 서울에서는 환각상태로 강도질을 하다가 출동한 경찰관에게 흉기로 맞서는 중학생 3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학생폭력의 양태는 폭행, 금품갈취, 성추행, 강도등 각양각색이다. 폭력서클은 남자 중·고교생에 그치는 게 아니다. 국민학생 서클도 적지않고 여학생서클도 많다. 여중·고교생폭력배들의 범행수법은 남학생들 보다 훨씬 대담하고 포악하다. 피해여학생의 머리를 삭발하는 잔인성도 흔히 볼 수 있다.
폭력학생 서클이 확산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폭력수법이 이처럼 대담·잔인·흉포화하고 있다는데서 학생폭력의 심각성은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 일선 지도교사들과 담당경찰관들의 호소다.
이같은 학생폭력의 확산과 흉포한 범행수법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급격한 도시화와 핵가족화는 인간소외를 부추겨 범죄의 다발화와 흉포화를 유발한다는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특히 핵가족화에 따른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무관심이나 애정결핍이 청소년들을 밖으로 나돌게 하고 이러한 불량청소년들이 서클로 뭉치면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이나 범죄에 끌려들게 된다는 것이다.
폭력학생들의 범행수법은 성인 범죄꾼들을 모방하게 되는 것이 상례이지만, 그들 스스로가 개발한 것도 많다. 폭력을 주제로 한 만화와 영화, 그리고 비디오 등 영상매체를 보고 나름대로 흉내내기 일쑤여서 성인 범죄 수법보다 훨씬 대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이 올들어 적발한 폭력학생이 6만7천8백명을 넘는다. 이중 27%인 1만8천2백여명이 구속됐을 지경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안이하게 대처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학생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해서 안심할 일도 못된다. 1차적으로는 모든 가정이 자녀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보살펴 범죄의 수렁에 빠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그리고 각급 학교가 지도기능을 회복해 문제학생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공권력이 나서 적발하고 구속해서 소년원에 보내는 식의 대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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