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 피에트로 전검사 제기 주목/정치인의 언론소유 반대·세제개혁도이탈리아「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의 기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전검사(45)가 「네오(신)이탈리아」를 향한 정치강령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피에트로는 지난 9일 로마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기고한 글에서 구조적인 비리를 청산하고 새로운 이탈리아를 건설하자는 내용의 정치강령 12개항을 제시했다.
이중 눈에 띄는 대목은 헌법개정을 통해 프랑스식 대통령중심제를 도입하자는 것으로 이는 정국안정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의 오랜 염원과 맥이 닿아 있다. 국민이 직접선출하는 대통령이 행정부와 국가의 수반자리를 겸하게 되면 내각제에 따른 고질적인 정국 불안정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피에트로의 주장이다.
피에트로는 또 이탈리아 관료제도의 개혁을 촉구했다. 관료와 기업·범죄집단간 뿌리깊은 연결고리를 차단, 공무원제도를 대국민 서비스체제로 환골탈태시켜야한다는 것이다. 피에트로는 정치가들이 언론기업을 소유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를 분명하게 겨냥한 이 대목은 피에트로 자신의 쓰디쓴 경험에서 나왔다.
베를루스코니는 검찰의 사정수사가 총리인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자신 소유의 3개 TV네트워크와 막강한 권력을 동원해 방어에 나섰다. 이같은 「권언의 십자포화」는 결국 94년 12월 피에트로가 사임하는 한 요인이 되었다. 「전진 이탈리아당」을 이끌면서 재집권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전총리는 이 강령대로라면 정치나 언론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강령에는 이밖에 탈세자로부터 거두어 들인 추징금은 정직한 납세자들의 세금을 경감하는데 사용해야한다는 등 세제개혁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피에트로의 이번 강령은 베를루스코니 전총리의 정파를 제외한 주요 좌우정파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있는데다 일부 정파에서는 그의 거듭된 정치불참선언에도 불구하고 그를 총리로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주목된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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