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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헌시비·불법 정치자금설(러시아총선 풍향: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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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헌시비·불법 정치자금설(러시아총선 풍향:4·끝)

입력
199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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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후유증 예고/공산당 압승땐 옐친 비상통치 가능성도이번 러시아총선은 이미 혼란스러운 러시아의 정국을 안정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혼돈으로 몰고갈 것 같다.

43개 정당·정파가 선거전 초반부터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데다 선거법의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전이 새 의회의 적법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옐친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 의한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비상통치등 긴급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법 개정문제는 진통끝에 봉합되었지만 후유증의 불씨는 여전히 잠복되어 있다. 군소 정당들의 문제제기로 불거진 이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 거부로 일단락됐지만 총선후 선거무효 시비로 이어질 소지가 적지 않다. 논쟁의 초점은 전국구 의석을 배정받을 수 있으려면 정당의 총득표수가 전체 투표의 5% 이상을 차지해야한다는 조항이 합법적이냐의 여부이다. 군소정당들은 이 기준으로는 사표가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야블로코등 민주진영은 이들 군소정당의 배후에는 총선 패배후 새 의회의 적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한 옐친 진영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문제도 쟁점이다. 집권당격인 나쉬돔로시야(우리 집 러시아)가 거액을 들여 미국의 랩스타 MC 해머와 글렌 휴를 초청하고 호화 패션쇼를 열자 일부 정당이 선관위측에 나쉬돔 로시야의 선거자금 조사를 의뢰한 것이다. 나쉬돔로시야의 반대파는 분당 2만달러짜리 TV광고를 하루 10분 이상씩 내고 있는 나쉬돔로시야가 공식 선거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적이 없다며 이는 나쉬돔로시야가 불법 정치자금으로 금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총선후 부정선거 시비로 이어지거나 일부 당선무효를 초래할 시한폭탄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선거는 또 총선이후 이뤄질 정계개편 흐름과 맞물려 대선정국을 요동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옐친 대통령은 당초 체르노미르딘의 나쉬돔로시야와 이반 리브킨 하원의장의 리브킨 블록을 내세워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구상이 빗나갈 확률이 높아 옐친은 체르노미르딘을 속죄양으로 퇴진시킨 뒤 러시아공동체 의회의 스코코프 의장을 총리로 발탁, 정계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산당이 압승을 거둬 하원을 장악하는 경우다. 공산당과 농민당이 150∼170석 안팎의 의석을 차지하고 반옐친 정파가 이에 동조하면 정국은 더욱 급격한 소용돌이속으로 빠져들게 틀림없다. 시장경제 정책의 중단과 강경한 대외노선 도입등을 시도하는 의회측과 이를 막으려는 옐친정부간싸움은 93년 10월 의사당 유혈사태이전의 보혁대결을 재현, 비상통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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