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분위기 고조따라 소매 걷어붙여힐러리의 치맛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여사는 차기 대선 선거전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자 남편의 재선가도에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힐러리가 92년 대선에서 남편의 당선에 일등공신이었음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한 후 그의 역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대외적인 정치활동을 자제해 왔다.
한동안 은인자중하던 힐러리가 지난 9일 뉴햄프셔주 콩코드의 연설에서 공화당의 예산감축안은 노인들, 빈자와 병자의 삶을 질곡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공화당에 맹공을 퍼부으며 대선 유세전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그는 『공화당의 의도대로 된다면 의료비증가로 정기적인 유방암 진단이나 가난한 임신부들의 태아검진이 힘들어진다』고 주장, 여성 유권자들의 열띤 박수를 받았다.
공화당은 힐러리의 대선지원활동을 애써 평가절하하고 있다. 민주당의 중간선거 패배는 그가 의료개혁위원장이라는 공직을 맡는등 너무 튀는 것도 한 몫을 했다는 것이 공화당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대선은 중간선거와 다르다며 은근히 「돌아온 힐러리」에 크게 기대하는 눈치다. 뉴햄프셔주의 한 공화당원도 『힐러리는 아직도 인기가 높은 만만찮은 상대다. 공화당이 너무 심하게 비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힐러리의 인기를 시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언론들은 힐러리의 치맛자락을 쫓는데 다시 열을 올리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보브 돌의 부인 엘리자베스여사도 장관을 지낸 유명인사지만 언론의 관심이라는 점에서 보면 힐러리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어쨌든 벌써부터 92년 유세 때처럼 그의 역할에 대한 격론이 벌어지는 자체가 힐러리의 치맛바람의 위력을 반증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의 경우 92년 대선처럼 남편에게 순풍이 될지 94년처럼 역풍이될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조상욱 기자>조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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