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 「성역」 무너져 다소간 혐의벗을 기회/리베이트 실체규명 등 수사 새 전기 기대검찰의 율곡사업 재수사결과,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과정에서 김종휘 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핵심역할을 했음이 재확인되자 김수석의 당시 역할과 귀국여부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율곡사업에 대한 감사원감사가 한창인 지난 93년 6월 세미나참석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해 사실상 망명상태에 있다.
감사원은 93년 9월 율곡사업에 대한 감사를 마무리지으면서 김씨가 주도적으로 기종변경을 노태우 전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결론지었고 김씨는 검찰에 의해 기소중지됐다. 김씨는 미국에 머물면서 노씨측과도 연락을 피했으며 93년 10월 모친이 별세했을 때에도 외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김씨는 미국에 머무는중 94년 1월 망명을 신청했다가 이 문제가 한미간의 외교현안으로 부상하자 이를 스스로 철회한뒤 취업비자연장만을 허가받은뒤 미국에 체류중이다. 김씨는 미국에서 외교안보수석재직중 맺은 미백악관의 전현직 외교안보팀들과의 인연으로 이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씨가 외교안보수석으로 재직한 기간중에는 소련및 중국과의 수교등 북방외교와 한반도비핵화선언등 미국과 공조해야할 외교현안이 유별나게 많았다. 김씨는 미국측과의 관계가 유난히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그가 노씨와 임기를 같이하며 장수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되기도 했다. 김씨는 특히 부시행정부의 외교안보팀들과 각별한 관계에 있었다.
김씨는 율곡사업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기 전 까지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그가 노씨와 임기를 같이 하며 5년동안 외교안보수석을 지냈지만 조용한 처신과 맡고 있는 외교안보라는 업무성격상 외부에 자신을 별로 드러낼 일이 없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30여년동안을 국방대학원교수로 일했던 그의 출신경력도 이를 말해주고 있다. 김씨는 노씨가 수경사령관으로 있을때인 80년 노씨의 자문역을 하며 인연을 맺었고 이 인연때문에 노씨가 대통령이 되자 파격적으로 외교안보수석이라는 요직에 기용됐다.
김씨는 차세대전투기사업등 감사원의 율곡사업비리 감사에서 이때 까지만해도 노씨가 전직대통령예우를 받으며 「성역」으로 인정을 받는 바람에 기종변경의 최종책임을 혼자 떠맡다시피했다. 그러나 노씨구속에 이은 추가수사에서 노씨가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을 지시한 장본인으로 확인되자 역설적으로 혐의를 다소간에 벗을 수 있는 처지가 됐다.
김씨의 귀국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대목이 바로 여기에 있다. 노씨가 성역에 머물며 책임을 지지않으려 하는 상황에서 김씨가 귀국하면 혼자서 모든책임을 져야 하지만 노씨가 구속돼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김씨에 대한 처벌강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주변에는 노씨구속이후 이원조,금진호,김종인등 소위 비자금3인방이 불구속 기소됐다는 점을 들어 김씨가 귀국해 수사에 협조할 경우 처벌수위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김씨가 귀국해 수사에 협조할 경우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등 율곡사업비리에 쏠리고 있는 의혹의 한거풀이 벗겨질수도 있다. 이와함께 기종변경과정에서 오간 리베이트자금의 실체규명 및 노씨재산의 해외은닉여부수사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수도 있다.
검찰은 김씨귀국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채널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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