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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수감 이후­율곡비리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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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수감 이후­율곡비리 수사

입력
199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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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심장부서 기밀 유출 “충격”/차세대 기종 평가지침 등 내용/외교안보수석실 미사에 흘려율곡사업중 가장 규모가 큰 차세대 전투기사업(KFP)의 기종이 F18에서 F16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김종휘 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랄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시 기종결정과 관련한 기종 평가지침 등 청와대의 주요결정내용과 동향이 사전 유출돼 F16 제작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GD)사에 흘러든 사실은 충격과 함께 수치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는 당시 감사에 참여했던 감사원 관계자들의 말과 93년도 감사백서에 의해 8일 확인됐다. 당시 감사결과를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청와대 정보유출」등의 내용은 빠져 있었다. 감사원은 93년 율곡사업 특별감사에서 GD와 용역계약을 하고 정보수집을 맡았던 S무기상을 방문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감사원이 찾아낸 이 업체의 정보보고서에는 당시 기종선정과 관련한 청와대의 결정 때마다 내용과 청와대 동향이 유출돼 GD 본사에 비밀보고서로 송부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이 정보보고서는 기종이 F18에서 F16으로 바뀌려는 시점, 즉 F18 제작업체인 맥도널 더글러스(MD)사와 GD간의 정보전과 로비가 치열하던 시기에 작성된 것이어서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더욱이 우리 정부인사들 이름이 알파벳과 숫자등으로 표기돼 마치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감사원은 유출내용이 주로 ▲국방부에 대한 대통령 지시사항 ▲대통령 의중과 외교안보수석실 의견 ▲기종 재검토시 추진부서와 이에 필요한 전문가등 비밀사항이었으나 문건 자체가 누출된 것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다.

감사원은 조사결과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확인된 외교안보수석실의 정모서기관(93년 서해페리 사고때 사망)과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상급자를 인사조치토록 했었다. 하지만 김전수석은 이미 미국으로 도피, 김전수석의 지시나 뇌물수수에 의해 유출이 이뤄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감사원 조사에서 정모서기관은 평소 알고 지내던 S무기상 대표와 만나 이같은 내용을 구두로 전달한 사실은 시인했으나 만난 횟수, 추가 전달내용등에 대해서는 『자주 만난 사실은 없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당시 무기상에 대한 압수수색권이 없었고, 정씨의 상급자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김전수석이 미국으로 잠적해 더 이상 조사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이를 정씨의 개인비리로 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록 문건으로 유출된 것이 아니었다 해도 국가정책의 주요 결정사항이 김전수석의 지시나 묵인 없이 일개 서기관에 의해 빼돌려졌다고는 믿기 힘들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백서에 의하면 김씨는 F18로 확정되기 전 3차례나 노태우 전대통령에게 재검토지시를 건의했다. 김씨는 특히 89년 12월18일에는 이상훈 당시 국방부장관을 찾아가 『특정 기종을 선정해 건의하지 말라』고 「권유」했고 대통령에게 건의서를 작성할 때는 GD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하는등 F16에 편향된 상태에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김씨가 GD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기로 하고 기종변경에 주도적 역할을 한 근거로 추정된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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