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역사 바로잡기엔 일단 긍정적/시간지나며 정치적 배경에 더 촉각한국의 최근 상황은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만나는 일본인들마다 으레 인사치레를 겸해 꼭 한마디씩 한다.
처음 놀라움과 궁금증 수준에 머물렀던 이 인사말은 시간이 가면서 의아스러움과 당혹감으로 바뀌어 가는 인상이다. 그 변화는 또 일본 주요신문의 보도 방향과 일정하게 겹쳐 신문의 영향력을 확인시킨다.
일본의 언론들은 「노태우씨 비자금 정국」이 「5·18 정국」으로 물길을 돌리면서부터 당초의 긍정적 평가의 시각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청산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것이 나온 정치적 배경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며 여러가지로 분석을 하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목표를 향한 절차와 방법이 종잡을 수 없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한 관료는 『소급처벌을 위해 헌법까지 고치겠다는 나라에서 불가능한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 기자는 『한국인들이 과거청산을 지지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도 과연 그런 것이냐』면서 신문에 보도된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한 신문이 『한국인들은 무엇이든 물에 흘려 보내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과 달리 잘못된 과거를 불용하는 자세를 가졌다는 것을 일본인들은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나타낸다. 그렇지만 이 신문도 한국의 과거청산에는 「감탄」과 「당혹감」이 엇갈린다고 했다.
일본은 차분하다 못해 침체해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섞어 한국을 「역동적인 나라」라고 불러 왔다. 그러나 지금 일본은 부러움의 감정은 뺀채 그저 「역동적인 나라」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같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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