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씨가 단죄 반발… 처지 뒤바뀌어전두환 전대통령이 「옥중단식」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7일 갑자기 설악산 백담사로 거처를 옮겼다. 백담사는 전씨부부가 5공청산의 정치적 속죄로 지난 88년 11월23일부터 2년여간 머물렀던 곳이다.
이씨는 이날 새벽 6시께 차남 재용씨, 큰며느리와 막내며느리, 비서관, 경호원들과 함께 승용차 편으로 연희동 자택을 출발, 상오11시께 눈덮인 백담사에 도착했다.
지난 3일 전씨 수감이후 외부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씨는 수척한 모습으로 도착 직후 극락보전에 들러 2시간여 예불을 올렸다. 이어 새로 지은 요사채의 큰 방에서 주지 현담 스님과 차를 들며 절 증축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는 스님들에게 『남편이 교도소에서 고생을 하고있는데 집에 편히 있을 수 없어 불공을 드리러 왔다』며 전씨의 건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백담사측은 전했다.
전씨 측근들은 이씨의 백담사행에 대해 『사전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며 『백담사는 다른 곳과 달리 전전대통령부부에겐 의미있는 장소이므로 언론의 표적이 되고있는 연희동을 떠나 조용한 산사에서 불공을 드리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씨가 전씨와 사전 상의없이 백담사로 거처를 옮기지는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장세동 전안기부장과 이양우 변호사 등 핵심측근들이 백담사행을 건의했다는 말도 있다.
5공출신의 한 인사는 『현재 상황은 88년말 5공청산문제가 거론될 당시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전씨단식과 이씨의 백담사행이 전혀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인제=곽영승·장현규 기자>인제=곽영승·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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