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아니지만 필요성은 인정”/“국민불안 해소노력” 거듭촉구비자금파문이후 대결국면으로만 치닫고있는 정국의 숨통이 트일 것인가. 최근 여야대화의 필요성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자, 각정당은 대화국면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여권핵심부의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여야대화의 가능성은 그동안 여권의 강성기류를 대변해오던 강삼재 신한국당사무총장이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표면화됐다. 강총장은 지난 6일 『사법처리가 전부 마무리되면 필요에 따라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모여 나라를 걱정하는 자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총장은 『김영삼대통령은 지금 각계지도자들을 만나고있다』면서 『정당지도자라 해서 못만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여 대화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강총장의 이같은 언급은 가까운 시점은 아니라해도 실타래같이 얽힌 현정국이 결국은 대화로 해결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여권이 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5자회동이나 박찬종 전의원의 「현인회의」제안등에 반대입장을 밝힌 것에 비하면 진전된 자세이다.
김윤환 신한국당대표도 7일 『정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김대통령이 만나고있는 각계원로들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 말했다. 김대표는 그러나 『지금은 사법처리를 할 때』라며 『그후 정리는 정치적으로 해야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역시 전날 강총장의 발언 기조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김대표는 대화필요성에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청와대주례보고에서도 김대통령에게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김대표는 김대중 총재 및 김종필 자민련총재와 대화할 필요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에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보면 대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그 시점이 아니라는게 여권의 판단인 듯하다. 즉 내주부터 시작될 비자금관련 정치인 수사와 그에 따른 정국의 방향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두김씨와 대화할 필요성을 제기한 김대표의 건의에 김대통령이 무응답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단순히 김대표에 무게를 실어 주지 않았다는 측면도 있지만 두김씨와 관련한 김대통령의 다른 구상이 있을 수도 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국민회의등 야권도 일단 여당에서 대화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반기는 모습이지만 당분간 강경국면을 지속시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박지원대변인은 강총장등의 발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우리가 제안한 5자회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또 『기차가 마주보고 달리는 상황보다 여야가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대화를 촉구했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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